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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례없는 ‘야권 참패’가 예상되는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너무 조용한 자유한국당에 대해 묻자 20년가량 그 당에 몸담은 인사가 건넨 답이다. 마땅한 후보를 구하는 일은 당 지도부, 홍 대표의 원색적인 발언에 등돌리는 유권자들을 되돌려 세우는 일은 지방선거 후보로 나서는 이들의 몫일 뿐이다. 대다수 의원들은 관심없다.
바른미래당도 마찬가지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소속 시도지사를 배출할 지 미지수지만, 유승민계와 안철수계가 대립하면서 공천 계파싸움이 점입가경이다. 안철수 후보는 손학규 고문을 송파을 지역에 전략공천해야 한다고 하고, 유승민 공동대표는 공천심사관리위원회가 정한대로 경선을 해야 한다며 맞선다.
당장 내일(24일)과 모레 공식 후보등록을 해야 하지만, 아직까지도 결론내리지 못했다. 지방선거를 이끌 손학규 선대위원장은 당내 분란을 방관하고 있다. 그는 선대위원장 수락 멘트로 “지방선거 후 정계개편을 준비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하고 책임지기보다 유승민·박주선 공동대표가 물러나면 바른미래당 당대표를 맡아 보수야당 정계개편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심산이다. 분열된 구조에서 선거를 치르는 보수야당 인사들의 관심은 오로지 하나다. ‘나의 밥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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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의원들은 2020년 총선 ‘뱃지달기’에만 혈안이다. 홍 대표, 이완구 전 총리를 비롯해 심재철, 정우택, 이주영, 김무성 등 중진의원들과 손학규 선대위원장 등은 2020년 총선 공천권을 쥔 ‘당권’을 노린다. 이인제, 김문수 등 한국당 후보로 나선 올드보이들조차 낙선하더라도 다음 총선을 위한 지역기반 다지기로 지방선거를 대한다고 한다. 유승민 공동대표, 안철수 후보, 홍준표 대표 등은 벌써부터 2022년 차기 대권을 꿈꾼다.
국회의원들의 ‘제 밥그릇 챙기기’는 최근 홍문종·염동열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여야가 다르고 당이 다르지만, 그래도 같은 의원이니 한 번 봐주자는 공감대가 없었다면 결코 ‘반대 172표’는 가능하지 않았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 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권고를 무시하고, 대부분 2인 선거구제를 고집하며 기득권 양당이 2020년 총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데 두 손을 맞잡기도 했다.
‘지방분권’을 목 터져라 얘기하면서 정작 지방선거에는 관심없는 정치인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이 “이번 지방선거는 무지방 선거”라고 비꼬았을 정도다. “저의 남은 목표는 단 하나입니다. 무조건 ‘재선’은 하고 싶습니다. 도와주세요.”(한국당 소속 초선의원) 누구를 위한 국회의원인지, 무엇을 위해 정치를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