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이사의 충실의무를 주주 전체로 확대할 경우 소송이 남발할 수 있다는 재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더불어민주당이 14일 이 같은 내용의 상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채택, 이번 정기국회 내 처리하기로 했다.
민주당이 이날 의원총회를 열고 당론으로 채택한 상법 개정안은 이사에게 ‘총주주’의 이익에 대한 보호 의무를 명시하는 것이 골자다. 민주당이 ‘코리아 부스트업 프로젝트’로 명명한 △대규모 상장회사 집중투표제 의무적용 △대규모 상장회사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상장회사 독립이사 및 전자주주총회 근거 규정 마련 등도 포함했다.
상법 개정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난 4일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에 동의하는 대신 내건 조건이다.
민주당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이 후진적 기업지배구조에 있다고 보고 상법 개정을 통해 이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재계는 민주당이 추진하는 상법 개정에 반대하고 있다. 경제8단체는 입장문을 내고 “섣부른 상법 개정은 이사에 대한 소송 남발을 초래하고 해외 투기자본의 경영권 공격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며 “국내 기업의 경쟁력을 크게 훼손시키는 ‘해외 투기자본 먹튀조장법’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상법 개정안의 수용성을 높이는 방안으로 경영계에 배임죄 완화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민주당은 지난 13일 ‘개미투자자’로 대표되는 소액 주주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상법 개정의 필요성을 청취했으며 조만간 대한상공회의소 등 재계와도 만나 의견을 청취할 계획이다.
| 14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이 대화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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