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국정조사`에 고발까지…尹 공세 수위 높이는 野(종합)

9일 민주·정의·기본소득 야권 공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요구서 제출
용산구부터 대통령실까지 조사 대상
與 "신속한 강제수사가 가장 효과적"
野, 정진상 압색에 檢 `피의사실 공표죄` 고발
  • 등록 2022-11-09 오후 5:27:28

    수정 2022-11-09 오후 9:32:17

[이데일리 이상원 박기주 이수빈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9일 희생자 수가 156명에 달한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하며 윤석열 정부를 향한 ‘책임’ 추궁에 속도를 냈다. 또 검찰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민주당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의 ‘뇌물 혐의’ 등으로 강제수사에 나서자 민주당은 검찰을 향해 ‘피의사실 공표죄’로 고발을 예고하며 강공 모드에 돌입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서 잠시 머리를 만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野, 與없이 `이태원 국정조사` 요구서 제출 “이제는 국회의 시간”

민주당은 이날 오후 정의당, 기본소득당과 함께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다. 야권 공조로 이뤄진 이번 국정조사 추진은 여당인 국민의힘은 참여하지 않았다. 민주당 169명과 정의당 6명, 기본소득당 1명, 무소속 5명 등 총 181명 의원들이 요구서에 이름을 올렸다.

국정조사 범위는 대통령실부터 국무총리실, 행정안전부, 소방청·경찰청, 서울시, 용산구가 대상으로 지정됐다. 구체적으로 △이태원 참사의 원인과 대규모 인명 피해 발생의 직·간접적 원인 및 책임소재 규명 △참사 발생을 전후한 지자체와 정부의 상황 대응 등 재난안전관리체계의 작동 실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사실관계 은폐, 축소, 왜곡 의혹 규명 △희생자와 피해자 및 그 가족, 현장 수습 공무원, 언론인, 시민, 피해지역에 대한 정부 지원대책의 적절성 및 후속대책 점검이 조사 내용에 포함됐다.

앞서 민주당은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당론으로 채택했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더딘 수사와 별개로 속도감 있게 조사에 착수하겠다는 의지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정책의원총회에서 “국가의 책임이 명확하지만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진상규명도 진척이 별로 없다”며 “(이태원 참사)국정조사가 최대한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민주당이 잘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국정조사 요구서 제출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정조사 반대 입장을 고수하는 국민의힘을 향해 “이제는 국회의 시간이고 국민의 물음에 바로 응답해야 한다. 무작정 국민과 유족들의 진상규명 요구가 큰 데 기다릴 수 없지 않으냐. 지금 당장 개문발차를 해야 한다”며 특위 구성절차, 조사계획서를 만드는 과정에서의 국민의힘의 협조를 거듭 촉구했다.

국민의힘이 반대하더라도 국회법상으로 반려될 일은 없다. 현행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국회는 재적의원 4분의 1 이상의 요구가 있을 때에는 특별위원회 또는 상임위원회가 국정의 특정사안에 관해 국정조사를 하게 된다. 만약 국정조사 요구서가 제출될 경우 김진표 국회의장이 본회의에 보고하게 된다. 과반 동의로 통과될 수 있기에 169석의 민주당 의원 수만으로도 단독 처리가 가능한 상황인 가운데 야당은 오는 10일 본회의 때 국정조사 요구서 보고, 24일 본회의에서 이를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국민의힘은 국정조사 요구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원내대표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희는 신속한 강제수사가 가장 효과적이고 원칙이라 보고, 강제력이 없는 국정조사는 수사에 지장을 주고 정쟁만 일으킬 뿐이라는 입장”이라며 ‘선(先) 조사 후(後) 책임’을 재차 강조했다.

위성곤(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 장혜영(오른쪽) 정의당 원내수석부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사진=뉴스1)
민주, 李 최측근 정진상 압색에 `피의사실 공표죄` 고발 조치

민주당은 검찰이 전날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기소한 것에 이어 이날 오전 ‘뇌물 혐의’ 등으로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 실장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선 것에 대해서 검찰을 상대로 ‘피의사실 공표죄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 측은 오전 8시 30분쯤 민주당사를 찾았다. 민주당은 당사 셔터를 내리고 검찰 측의 출입을 막았다. 이들은 4시간이 넘는 대치 끝에 당사에 진입했다. 이날 낮 12시 36분께 정 실장이 사용하는 책상과 컴퓨터의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기 위해 당 대표 부속실이 있는 민주당 중앙당사 9층에 진입했고, 약 2시간 30분 만에 압수수색을 마쳤지만 빈손으로 돌아갔다.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당사 사무실을 사용한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조상호 민주당 법률위 부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법원에서 내준 영장은 분명히 (정 실장의) 개인 근무 공간이라고 적시 돼 있다. 우리는 (당사에) 개인 근무공간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고지했다”며 “그렇기 때문에 위법한 강제 압수수색”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검찰은 이날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정진상 실장의 자택과 비서실 압수수색에 나섰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수사를 강행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 강백신 부장검사에 대해 고발 방침을 예고했다. 김의겸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강 부장검사가 김 부원장과 정 실장에 대한 수사에서 입맛에 맞는 내용만을 뒤틀고 뒤섞어서 이를 은밀하게 공표해 야당을 압박하고 있다”며 “강 부장검사를 공수처에 고발함으로써 검찰의 부조리한 수사 관행을 바로잡고 정치보복에 휩싸인 광기의 사냥개, 검찰수사에 맞서 싸울 것을 천명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검찰 수사관들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 위치한 정진상 당대표 정무조정실장 사무실 압수수색을 마친 후 당사를 나서고 있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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