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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반(反)인종차별 시위가 미국 대선 레이스 초반 최대 뇌관으로 부상했다.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 피격 사건을 두고 재선에 도전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정권 교체에 나선 바이든 후보가 거친 언사를 주고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변 만류에도 사건이 발생한 위스콘신주 커노샤를 방문하기로 해 주목된다.
특히 사건이 발생한 곳은 대권 판세를 가를 6대 경합주(스윙 스테이트)다. 최근 여론조사상 6대 경합주에서 두 후보간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안으로 들어오면서 선거 열기가 급격히 달아오르고 있다.
反인종차별 시위, 대선 초반 뇌관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에서 “바이든 후보가 인종차별 시위에서 빚어진 폭력 양상을 정신적으로 지원해 왔다”며 “폭력과 파괴가 이뤄지고 있는 곳은 민주당이 장악한 지역들”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후보가 이날 펜실베이니아주에서 현장유세를 하면서 자신을 ‘폭력 조장자’라고 비난하자, 곧바로 받아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후보의 전략은 좌파 무리에 항복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따르면 이번 미국 전역의 시위 과정에서 체포된 인원만 200여명이며, 국토안보부와 법무부는 이를 조사하고 있다.
그는 세 아들이 보는 앞에서 백인 경찰에 흑인 클레이크가 충격을 당한 곳인 커노샤를 9월1일 전격 방문하기로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법과 질서’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찰 등 법 집행기관에 노고를 치하할 것”이라고 했다. 이를 통해 대선전 초반 바이든 후보와 차별화를 분명히 한다는 계획이다.
바이든 후보는 연이은 반인종차별 시위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폭력을 조장했다”며 “그는 오래 전부터 미국에서 도덕적인 지도력을 잃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후보는 “그는 자신을 질서의 인물로 선전하지만 그렇지 않다”며 “지금껏 해결의 일부가 아니라 문제의 일부였다”고 지적했다. 두달여 남은 대선전 초반의 뇌관은 반인종차별 쟁점으로 굳어지는 기류다.
바이든 후보는 연설 말미에 트럼프 대통령을 ‘독소’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그는 4년간 미국에 독소 같은 존재였다”며 “민주주의에 해악을 끼치고 있다”고 했다.
6대 경합주 지지율, 오차범위 내 좁혀져
게다가 최근 6대 경합주의 여론조사 지지율은 오차범위 내로 좁혀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맹추격한 결과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정치웹사이트 리얼 클리어 폴리틱스(Real Clear Politics)를 인용한 분석을 보면, 바이든 후보는 7월28일 당시 미시건주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8.4%포인트 앞섰지만, 한 달 만에 2.6%포인트(8월26일 기준)로 격차가 줄었다. 같은 기간 위스콘신주(6.4%→3.5%)와 펜실베이니아주(7.4%→5.8%) 역시 비슷했다.
더힐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려면 러스트 벨트 세 주 가운데 두 군데에서는 이길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아울러 이날 기준 바이든 후보는 플로리다주와 애리조나주에서 불과 3.7%포인트, 2.2%포인트 각각 앞서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히려 0.3%포인트 이기고 있다.
이는 ‘숨은 보수층’이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라는 관측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중국 때리기, 반인종차별 시위 강경 진압 등을 통해 전통적인 지지층을 끌어모으고 있다. 반면 그간 10%포인트 안팎 앞섰던 바이든 후보는 열성 지지층이 얇다는 지적이 많다.
‘초박빙 대선’은 두 정당 모두 일치하는 의견이다. 위트 아이레스 공화당 여론조사 전문가는 “미국은 (보수층과 진보층이) 매우 균형을 이루고 있다”며 “여론조사가 좁혀지는 건 당연하다”고 했다. 민주당 정치 전략가인 스티브 자딩은 “트럼프 대통령은 (직책을 이용해) 대중에게 쟁점을 밝힐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고 그걸 이용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다”며 “지지율은 좁혀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