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홍성=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정부의 긴축재정 여파로 대전시와 충남도 등 충청권 지방자치단체들의 재정난이 내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이들 지자체는 불요불급한 사업을 정리하는 한편 대규모 지방채 발행 등으로 위기를 돌파한다는 구상이지만 장기적으로 시민들의 빚이 늘고 대형 국책사업들이 지연되는 등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 이장우 대전시장이 5일 대전시청사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대전시 제공) |
|
국회, 기획재정부, 대전시, 충남도 등에 따르면 충남도는 내년도 세입·세출 예산안으로 11조 7671억원을 편성해 5일 충남도의회에 제출했다. 충남도의 내년 예산안은 올해 본예산(10조 8108억원)과 비교해 8.8%(9563억원) 늘었다. 회계별로는 일반회계 9조 7148억원, 특별회계 1조 1403억원, 기금운영계획 9120억원 등이다.
충남도는 내년 경기 성장 둔화 등으로 세입 여건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민선8기 성과 창출을 위해 핵심 과제에 중점적으로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농어업 신산업 투자로 미래형 농어촌을 조성하고 탄소중립경제 분야 투자를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충하기로 했다. 주요 사업을 보면 △충남형 스마트팜 복합단지 조성 208억원 △농촌 공간 정비 121억원 △청년 후계 농업인 영농 정착 지원금 106억원 등을 반영했다.
또 △친환경 에너지 보급 28억원 △해양바이오 인증 지원센터 건립 35억원 △충남국제전시컨벤션센터 건립 400억원 △전기자동차 보급 1053억원 △탄소중립 실증 인프라 구축 42억원 △지방도 정비 1000억원 등을 내년도 예산에 포함시켰다. 김태흠 지사는 농업·농촌 구조 개혁 및 국가 탄소중립경제 선도, 미래 먹거리 창출, 지역 균형발전 추진, 실질적인 저출생 대책 추진 등 5대 방향을 제시하며, 도정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 김태흠 충남지사가 충남도청사에서 열린 실국장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충남도 제공) |
|
대전시의 경우 내년도 예산안은 아직까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예산 규모 및 국비 변동 등으로 오는 11일까지 내년도 예산안을 확정·공개할 예정이다. 다만 대전시의 내년 국비 확보 목표액은 지난해 확보액보다 3.6% 증가한 4조 4278억원으로 정했다. 대전시가 국비 확보를 위해 국회에 건의할 대표적인 증액 사업은 △사정교~한밭대교 도로 개설 사업비 10억원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시설비 1259억원 △공공어린이 재활병원 운영비 51억원 △우주산업 클러스터 인력양성 사업비 58억원 △도시철도 LTE-R 구축 64억 7000만원 등이다.
대전시장과 충남지사 등 충청권 지자체 단체장들은 “어려운 재정 여건 속에서도 주요 현안사업들은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기재부 등 재정당국이 국비 배분 조정 등을 통해 긴축재정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면서 대규모 국비 사업은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특히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늘어난 지방채 발행도 또다시 늘고 있어 지방재정의 건전성도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대전의 연도별 지방채무 현황을 보면 2019년 5951억원에서 2021년 8476억원으로 늘었고, 지난해 1조 2083억원으로 급증했다. 이를 대전시민 1인당 채무로 환산하면 같은기간 40만 3000원에서 83만 8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방채 발행 규모도 천문학적으로 늘었다. 대전시의 지방채 발행 규모는 2019년 1170억원에서 2021년 1866억원, 지난해 3252억원으로 177.9% 급증했다.
여기에 지방교부세 삭감에 따른 재정 압박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충청권 지자체들은 이달부터 국회 캠프를 운영하는 등 정부 예산안에 포함되지 못했거나 증액이 필요한 사업 예산을 추가 확보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충청권의 한 지자체 관계자는 “단체장의 공약이나 현안사업 등은 무리해서라도 예산을 편성하겠지만 국비 지원사업 등은 늦어질 가능성이 높고, 불요불급한 사업들은 대부분 예산 배정이 어려울 것”이라며 “마지막까지 정치권과 공조해 국비 확보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