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찾아온 겨울에 에코프로그룹 주가 '뚝'…기대감도 실적도 ‘먹구름’

에코프로그룹주 3분기 실적 부진…적자전환
에코프로 "부진한 실적 기록하게돼 송구"
회복 속도 더딜 전망…중장기적인 관점서 접근
  • 등록 2024-11-01 오후 5:22:01

    수정 2024-11-01 오후 5:22:01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에코프로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로 기대감이 소멸한데다 실적까지 악화하면서다. 돌파구를 찾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증권가에서는 회복 속도가 더뎌지고 있다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충북 청주 에코프로 본사.(사진=에코프로)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9월30~11월 1일) 에코프로(086520)는 12.55% 하락했다. 양극재를 생산하는 자회사 에코프로비엠(247540)은 10.87% 떨어졌고, 전구체 생산 자회사 에코프로머티(450080)와 에코프로에이치엔(383310)은 각각 14.17%, 12.88% 뒷걸음질쳤다.

에코프로그룹주는 전방 수요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3분기 또 한 번의 부진한 실적 성적표를 받았다. 전날 에코프로는 3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 1088억원을 잠정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943억원으로 68.8% 감소했다. 순손실은 1194억 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에코프로비엠은 3분기 영업손실이 412억원, 순손실은 495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고 밝혔다. 에코프로머티도 3분기 영업손실 385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적자 폭이 460.3% 확대했다고 전했다.

문제는 남은 4분기 실적도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SK온향 니켈·코발트·망간(NCM) 수요 회복 시기가 계속 지연되는 가운데, 선방 중이었던 삼성SDI향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가 유럽 전기차 시장 부진으로 판매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이에 에코프로는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전기차 시장 회복 지연으로 올해 4분기에도 전 분기 대비 유의미한 판매는 어려울 것”이라며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게 돼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에코프로비엠도 “‘CAM9’ 신규 공장 증설을 올해 말 종료할 예정이었으나, 전기차 수요 둔화 등에 따라 완공 시기를 2026년으로 연기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에코프로 그룹주는 ‘2차전지 열풍’을 주도하며 국내 증시를 움직이는 한 축이었으나, 1년 만에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 더는 2차전지에 대한 기대감이 재료로 작동하지 않고 있는데다 펀더멘탈까지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국 대선과 전기차 수요 부진 등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라 증권가에서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말한다. 미국과 유럽 시장서 전기차 관련 보조금이 유지되더라도 에코프로그룹주까지 수혜가 흘러들어오기에는 인내심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유럽연합(EU)의 2025년 배기가스 배출 규제 강화로, 유럽 주문자위탁생산(OEM)향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과 니켈·코발트·망간(NCM)의 판매 흐름 개선이 예상된다”며 “다만, 전방 수요 부진이 장기화함에 따라 성장 속도는 기존 기대치 대비 더딜 것으로 전망된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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