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현장 지킨 소방관들 李 대표 만나 울먹인 이유

"마지막까지 현장 지켜 너무나 억울하다" 호소
李 "전쟁 지면 책임은 지휘관이 져야"
입건된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업무 현황만 보고
  • 등록 2022-11-09 오후 5:45:56

    수정 2022-11-09 오후 5:46:45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이태원 참사 후 11일이 지난 9일 용산소방서 소방대원들은 근심이 가득한 ‘소방의 날’을 맞았다.

\침통한 용산소방서 소방관들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김진철 용산소방서 행정팀장은 이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가진 간담회서 “저희는 현장에서 너무 열심히 일했고, (최성범) 서장님은 누구보다 먼저 현장에 가 마지막까지 현장을 지켰다”며 “어제부로 입건에 두 차례 압수수색을 당했다. 내용도 너무나 포괄적이고 추상적인 것으로 걸어 넘긴다”며 이 대표에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김 팀장은 울먹이는 목소리로 “부탁드린다. 저희는 할 만큼 다 했다. 억울한 부분이 너무 많다”고 하소연했다.

이은주 구급팀장도 “저희 구급대원들이 단 한 순간도 걷지 않고 계속 뛰었다. 구급대원만이 아니라 출동한 모든 대원이 똑같이 활동했을 것”이라며 “그런 활동 행적이 묻히게 될까 봐 너무나 두렵고 무섭다. 그렇게 되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용산소방서 임직원들의 거듭된 호소에 이 대표는 “책임을 일선에서 분투하고 애쓴 분들에게 떠넘기는 일은 벌어지지 않으면 좋겠다”며 “국가적 대참사의 엄중한 책임이 일선에서 분투했던 여러분에게 전가되거나, 꼬리 자르기 방식으로 흐지부지되지 않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용산소방서 방문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 대표를 맞이하는 소방대원들 (사진=연합뉴스)
이 대표는 “부당한 책임까지 뒤집어쓸 수 있다는 불안감에 공감한다. 전쟁에 졌을 때 지휘관의 책임이 제일 크지, 일선에서 싸운 병사의 책임이 아니다”라며 “이 사건이 왜곡되지 않게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겠다”며 거듭 소방대원들을 다독였다.

다만 경찰청 특별수사본부가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한 최성범(52) 용산소방서장은 별다른 언급 없이 업무 현황 및 참사 당시 상황만 보고했다.

참사 당시 현장서 긴급브리핑을 하며 손을 떨던 최영범 용산소방서 서장의 모습
최 서장은 참사 직후 떨리는 손으로도 마이크를 붙잡고 피해 집계 등 현장 브리핑을 침착하게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특수본은 소방 당국이 핼러윈 축제 사전 대비와 참사 이후 대응에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고 보고 책임자인 최 서장을 입건했다.

이에 대해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서울소방지부(이하 서울소방노조)는 논평을 통해 “이번 참사의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제대로 되도록 지켜볼 것”이라며 “지휘책임자에게 면죄부를 주는 꼬리자르기식 희생양을 만든다면 강력히 투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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