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가 친 고려아연 주가…'최윤범 vs MBK 연합' 장내매수 연장전

24일 주당 113만8000원에 마감
시가총액 23조5600억으로 불어
양측 모두 과반 지분 확보 못해
경영권 분쟁 초장기전 가능성도
  • 등록 2024-10-24 오후 4:50:48

    수정 2024-10-24 오후 7:05:56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MBK파트너스·영풍의 경영권 확보 시도를 막기 위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공개매수 종료 직후 고려아연 주가가 급등하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아직 공개매수 결과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어느 한 쪽도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해 장내매수 경쟁이 치열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양측은 주총 표 대결이 벌어지기 전까지 국민연금 등 지지세력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관측된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사진=연합뉴스.)
24일 고려아연 주가는 상한가인 113만8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번 주가 급등으로 시가총액 역시 23조5600억원으로 확 불어나 시총 순위도 14위까지 올랐다. 고려아연 주가는 공개매수 마감일인 전날(24일)에는 공개매수가격 89만원 보다 낮은 87만6000원에 마감했다.

공개매수 종료 이후 고려아연 주가가 뜨거울 것으로는 어느 정도 예측됐다. 공개매수 청약률 결과와는 별개로 최 회장과 MBK·영풍 연합 그 어느 쪽도 확실한 과반을 차지하긴 어려워 양측이 지분 장내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고려아연 측은 이르면 25일, 늦어도 28일께 공개매수 청약률을 공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오른쪽)과 강성두 영풍 사장.(사진=연합뉴스.)
고려아연이 공개매수 목표 물량 20%를 확보할 경우 양측의 지분 격차는 약 2% 수준으로 줄어든다. 고려아연은 17.5%의 자사주를 매입한 뒤 소각하고, 우군으로 합류한 베인캐피탈은 최대 2.5%의 지분을 취득해 의결권 행사가 가능하다. 고려아연의 공개매수 종료 전 기준 최 회장 측은 34.04%, MBK·영풍은 38.47%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다만 이 경우 양측 지분 격차는 줄어들지만 MBK·영풍의 의결권 지배력은 과반에 가까워진다. MBK·영풍이 소수 지분만 추가 확보하더라도 승부의 추가 확 기울 수도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최 회장 측은 내심 공개매수 청약률이 낮은 것을 기대했던 것으로도 알려졌다.

MBK·영풍은 표 대결에서 승산이 있다고 판단할 경우 임시 주주총회 소집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MBK 고위 관계자는 “고려아연의 공개매수 결과를 지켜본 뒤 임시 주총 소집 절차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공개매수 청약률이 낮아 MBK·영풍의 의결권 지배력이 과반에 크게 미치지 못할 경우 경영권 분쟁이 초장기전으로 흐를 가능성도 있다. MBK·영풍 입장에선 확실하게 의결권 과반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표 대결을 벌이는 리스크를 감수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으로 전해진다. 지분 7.83%를 보유한 캐스팅보트 국민연금이 주총에서 기권을 할지, 아니면 어느 한 쪽 편을 들지 알 수 없는 상태라 더욱이 무리수를 던질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반대로 고려아연은 추가 우호세력을 확보할 시간적 여유를 벌 수 있게 된다. 공개매수 종료 전 기준 지분 격차가 4.48%까지 벌어졌기 때문에 고려아연은 이 차이를 메워줄 우호세력을 확보해야만 경영권을 지킬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양측 모두 확실한 의결권 과반을 차지하지 못 할 경우 경영권 분쟁은 예상보다 더 오래 진행될 수 있다”며 “이 때문에 국민연금을 설득하기 위한 작업도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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