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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카카오는 제주시 본사에서 개최한 제27기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남궁훈, 김성수, 홍은택 3인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여민수, 조수용 공동 대표의 바통을 이어받은 남궁훈 신임 대표는 카카오가 4년 만에 맞는 단독 대표다. 김성수, 홍은택 공동 센터장이 이끄는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는 카카오 공동체의 전략 컨트롤타워로 그룹과 계열사의 사회적 역할을 고민한다.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은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고 글로벌 사업 확장에 집중한다. 카카오 웹툰 등 K콘텐츠가 주무기다. 김성수 CAC 공동 센터장이 이사회 의장직을 넘겨받아 그룹사 조율을 맡기로 했다. 주주총회에 참석한 여민수 전 카카오 공동대표는 “글로벌 확장과 모바일 이후의 세상을 준비하는 카카오가 우리 사회가 기대하는 미래지향적 혁신을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응원하겠다”고 소회를 전했다.
주가 롤러코스터 끝낸다…15만원 자신감
경영진 전면 쇄신이 있기까지 최근 1년 새 카카오는 롤러코스터 같은 주가 흐름을 보였다. 작년 4월 액면분할 이후 최고가인 17만원대에 올라 네이버 시가총액을 제칠만큼 호황기를 보냈으나, 올해 들어 8만원 초반대까지 떨어졌다.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주식 집단 매각 여파가 컸고 온라인 플랫폼 규제 우려와 증권가 실적 부진 전망까지 겹친 결과다.
대선을 거치면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후보 시절 플랫폼 자율규제 원칙을 내세웠고, 당선 이후엔 카카오 주가에 일부 기대감이 반영되기도 했다. 주주총회가 열린 29일 정오께 주가는 전일 대비 소폭 오른 10만5500원. 장 마감까지 이 주가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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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센터장과 남궁훈 신임 대표가 내세운 경영 키워드는 ‘비욘드 모바일’과 ‘비욘드 코리아’다. 모바일 플랫폼을 벗어나 메타버스 등으로 신시장을 개척하고 세계를 무대로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한게임 PC방 창업 시절 의기투합한 두 사람이 카카오의 향후 10년 먹거리 발굴을 위해 다시 한번 뭉쳤다.
남궁 대표는 취임 소감으로 “대표 내정 이후 카카오의 미래 10년 핵심 키워드인 비욘드 코리아와 비욘드 모바일에 집중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다양한 방법들을 고민하고 있다”며 “우리 사회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메타버스 등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글로벌 기업의 입지를 다져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당장 세계 무대에서 통할 주무기는 카카오 웹툰 ‘픽코마’가 꼽힌다. 만화 선진국인 일본에서 비(非)게임 앱 매출 1위를 찍고 유럽(프랑스)에 진출했다. 김범수 센터장은 지난 14일 사내 공지를 통해 “앞으로 픽코마가 콘텐츠를 넘어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고 카카오공동체 글로벌 성장의 핵심 교두보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려 한다”고 전략을 밝혔다.
남궁 대표는 ‘게이미피케이션(게임화)’을 꾸준히 언급한 인사다. 일상 플랫폼과 게임의 재미 요소 접목을 강조해왔다. 카카오 플랫폼에도 이 같은 변화를 추진할지 주목된다.
그는 한게임 창립 멤버로 NHN USA 대표, CJ인터넷(넷마블 분사 이전) 대표, 위메이드 대표 등 게임판에서 오래 잔뼈가 굵었다. 가상융합현실로 불리는 메타버스에 대한 이해도 역시 업계 최고 수준으로 꼽힌다.
앞서 남궁 대표가 공개한 승부수는 ‘롤플레잉 채팅’과 ‘오픈채팅’이다. 게임하듯 캐릭터 역할수행(롤플레잉)을 앞세워 채팅에도 재미 요소를 도입하겠다는 의미다. 관심사 기반 오픈채팅은 국외 이용자까지 겨냥해 소통의 무대를 넓힌다. 남궁 대표는 내정자 당시 간담회를 통해 “글로벌 확산에 용이한 비지인 간의 관심사 기반 오픈채팅을 메타버스라는 개념 하에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목적과 보상 명확히’ 사업 가속도
카카오는 사내이사 전면 교체와 함께 기존 최고책임자(CXO) 조직에도 변화를 줬다. 사업 목적을 명확히 해 CXO 체계를 기술부문, 디자인부문, 광고사업부문, 재무그룹, 경영지원그룹, 전략기획그룹으로 재편했다. 서비스 조직은 사업 구조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긴밀하게 조율할 수 있도록 다음사업, 카카오&마케팅, 신사업 등 3개 부문으로 나눴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카카오의 커머스 계열사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커머스 위원회도 신설했다. 카카오 측은 “목표와 성과 보상을 명확하게 하기 위한 조직 개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