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천화동인1호는 유동규 것" 못박아도…남아있는 의구심

李 '정영학 노래방 녹취록' 공유하며 결백 강조
유동규 천화동인1호 실소유 인정하는 발언 담겨
김만배, 유동규 하대했는데 '그분' 표현 의구심
'폭로전' 나선 유동규, 녹취록 발언 해명 주목
  • 등록 2022-11-14 오후 5:05:09

    수정 2022-11-14 오후 5:05:09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장동 사건의 주범으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직접 지목하면서 천화동인1호 실소유주를 둘러싼 진실공방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왼쪽)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대표는 최근 자신의 SNS에 “천화동인 1호 소유자 ‘그분’이 정진상, 김용이라는 것은 검찰의 황당한 주장”이라며 “녹취록만 봐도 유동규 것임이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자신을 비롯한 최측근들은 대장동 민간사업자 수익과 관계가 없기 때문에 결백하다는 주장이다.

이어 이 대표는 재작년 10월 한 노래방에서 정 회계사가 김만배 씨와 유 전 본부장을 만나 대화한 내용을 녹음한 이른바 ‘정영학 노래방 녹취록’ 전문을 공유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유 전 본부장은 “그게 내 것이라는 걸 왜…(얘기하나)”라며 자신이 천화동인1호 실소유주임을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아울러 김씨는 “천화동인1이 남들은 다 니 것으로 알어. 너(유동규)라는 지칭은 안 하지만 내 것이 아니라는 걸 알아”라고 말했다. 검찰은 김용 부원장과 정 실장 등도 천화동인 지분을 나눠 가진 것으로 판단하고, 남욱 변호사는 “대장동에 이재명 시장 측 지분이 있다고 들었다”고 발언한 가운데 이를 반박하는 근거를 내놓은 것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2일 자신의 SNS에 ‘정영학 노래방 녹취록’을 공유하며 천화동인1호 실소유주 논란을 반박하고 있다. (이 대표 페이스북 캡처)
다만 이 대표는 이번 ‘노래방 녹취록’만으로 연루 의혹을 완전히 떨치긴 어려워 보인다. 해당 녹취록에서 김씨는 대장동 일당을 일관적으로 하대했고, 유 전 본부장을 나무라는 모습도 확인됐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공개된 정영학 녹취록에서 김씨는 “천화동인 1호 배당금의 절반은 ‘그분’ 것이다. 너도 알지 않느냐”라고 발언했다. 유 전 본부장을 하대하던 김씨가 돌연 ‘그분’으로 칭하는 것은 부자연스러운 만큼 사건에 관계된 ‘윗선’이 따로 존재한다는 의구심이 여전히 가시지 않는 대목이다.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에 대한 김씨의 입장이 상충하는 탓에 녹취록 속 김씨 발언의 진위도 모호하다. 김씨는 지난해 10월 검찰 수사를 받고 “천화동인 1호는 의심할 여지 없이 제 것”이라고 단언하고 “정 회계사가 녹음하는 사실을 알고 일부러 허위를 말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한 그동안 공개된 정영학 녹취록엔 “영학이 나중에 이재명님 청와대 가면”, “정진상, 김용, 유동규, 김만배, 네분이 모여 의형제를 맺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시장님 재선을 위해 어떤 도움이 되는지 상의하자”, “시장님한테 정진상이랑 김용이랑 다 상의했다고 말했다” 등 대장동 일당과 이 대표의 유착관계를 암시하는 듯한 발언도 다수 포함돼 있다.

한편 ‘이 대표도 대장동 사업에 개입했다’며 폭로전을 이어가고 있는 유 전 본부장은 조만간 노래방 녹취록 속 자신의 발언을 해명하며 이 대표와 거듭 대립각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오는 15일 정 실장을 소환조사하는 검찰은 주요 혐의들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이 대표의 범행 인지 및 관여 여부를 집중적으로 추궁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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