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안대용 기자] 검찰이 미성년자 등을 헙박해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를 받는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을 26일 처음 소환해 조사했다. 최장 20일인 구속 기간 안에 재판에 넘겨야 하는 만큼 검찰은 최대한 수사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 미성년자 등 여성을 협박해 성 착취 불법 촬영물을 제작하고 유포한 혐의를 받는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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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조주빈과 함께 주도적 역할을 한 공범들을 파악하고 범죄행위를 특정하는 데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한 현직 차장검사는 “이번 사안은 조주빈만 처벌하고 끝낼 문제가 아니지 않느냐”며 “텔레그램 비밀방을 통해 암호화폐를 주고 받으며 성 착취물을 거래하고, 범행에 주도적으로 가담한 이들을 추적해 피의자들을 특정해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주빈은 지난 2018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협박과 강요를 통해 아동 성 착취물 등을 만들어 돈을 받고 자신이 운영하는 ‘박사방’에 유포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경찰은 조주빈이 수위별로 단계를 나눠 유료 방을 운영하면서 일정액의 암호화폐를 받은 뒤 유료 회원을 입장시켜 성 착취물을 유포한 것으로 보고, 아동 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를 적용해 전날 사건을 검찰로 넘겼다.
검찰은 범죄수익 환수 차원에서도 암호화폐 거래내역 파악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조주빈이 운영했다는 박사방 등 이른바 ‘n번방’에서 암호화폐가 주요 거래 수단으로 사용됐기 때문이다. 형사 사건 전문가인 A변호사는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를 통해 성 착취물을 거래한 이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역추적이 쉬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경찰 단계에서 미처 파악하지 못한 조주빈의 여죄 및 보완 수사에도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한 검찰 간부는 “경찰 단계에서 피해자들에 대한 조사 등이 제대로 되지 않은 면이 있어 보인다”며 “보완 수사를 통해 조주빈의 여죄와 피해자 등을 더 파악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조주빈의 범행과 관련해 경찰이 파악한 피해자는 최소 74명이고, 이 가운데 미성년자는 16명이다. B변호사는 “대통령과 장관이 직접 언급하고 사회적 공분을 일으킨 사건이란 점에서 검찰이 확실한 수사 결과를 내기 위해 더 집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경찰보다 구체적인 수사 결과를 내놓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 TF(태스크포스)는 이날 오전 10시20분께부터 조주빈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조사에 앞서 검찰은 조주빈에게 법무법인 오현 측의 변호인 사임계가 접수된 상황을 알렸고, 조주빈은 해당 변호인과 간략히 면담을 진행했다. 조주빈은 이날 혼자서 조사를 받겠다는 의사를 밝혀 변호인 참여 없이 조사를 받았다.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검찰은 전날 형사사건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조주빈의 실명, 구체적 지위 등 신상정보와 일부 수사상황을 기소 전이라도 공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