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1800석 대극장 갖춘 '국립뮤지컬콤플렉스' 설립 추진

12일 국립뮤지컬콤플렉스 현장 설명회
옛 경북도청 부지에 2개 공연장 등 부대 시설
공연·교육·아카이빙 기능할 뮤지컬 창작 거점
예비타당성 조사 거쳐 장기 로드맵으로 진행
  • 등록 2024-12-12 오후 5:59:11

    수정 2024-12-12 오후 6:01:28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한국 뮤지컬 창작지원 거점 역할을 할 ‘국립뮤지컬콤플렉스’를 대구 옛 경북도청 부지에 설립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2024 국립뮤지컬콤플렉스 현장 설명회 & 포럼’이 12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렸다. (사진=장병호 기자)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는 메타기획컨설팅과 12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2024 국립뮤지컬콤플렉스 현장 설명회 & 포럼’을 열고 ‘국립뮤지컬콤플렉스 건립 기본 구상(안)’을 발표했다.

뮤지컬 산업은 2000년 약 150억 규모에서 2022년 4000억원 규모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민간 중심으로 단기간에 걸쳐 급속하게 성장한 관계로 산업 생태계가 아직 성숙한 단계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이에 국가 차원에서 뮤지컬을 지원하기 위한 거점 역할을 할 국립뮤지컬콤플렉스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이날 발표한 ‘국립뮤지컬콤플렉스 건립 기본 구상(안)’은 지난 2월부터 추진해온 연구 용역 결과를 정리한 것이다. 국립뮤지컬콤플렉스 부지는 옛 경북도청이 있었던 대구광역시 북구 연암로 40 일원으로 정해졌다. 이곳 부지 중 2만 5000㎡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공간은 1800석 규모의 대극장, 500석 규모의 중극장과 함께 리허설룸, 연습실, 실습·제작 지원실, 뮤지컬 전문 자료관 등으로 구성된다. 이번 연구 용역을 진행해온 메타기획컨설팅의 오성호 본부장은 “중대형 공연장과 뮤지컬 관련 워크숍과 교육이 가능하며 관련 네트워크와 교류를 위한 공간으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국립뮤지컬콤플렉스 설립을 대구에서 추진하는 이유는 정부의 국정과제이면서 뮤지컬 시장의 외연 확장, 그리고 대구가 그동안 뮤지컬 도시로 쌓아온 브랜드 등을 고려한 것이다. 대구는 2007년부터 매년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딤프)을 개최하며 국내 창작뮤지컬 활성화와 신작 발굴 등에 앞장서 왔다.

오 본부장은 “현재 뮤지컬 시장이 서울에 집중돼있는 만큼 지역 생태계를 만들어낼 필요가 있다”며 “대구시 정책도 뮤지컬을 브랜드화하려는 정책과 의지가 있으며, 딤프 입장에서도 페스티벌의 거점이 될 공연장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조직 형태에 대해서는 전략적이고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한 ‘독립법인 설립’을 제안했다. 향후 설립 및 준비 절차에 대해서는 2004~2005년 추진 TFT 운영, 2026~2027년 설계 및 시공 준비, 2028~203년 시공 및 조직 구성, 2033년 정식 개관이라는 장기적인 로드맵을 담았다.

옛 경북도청사 부지에 설립을 추진 중인 국립창작뮤지컬콤플렉스 조성 조감도. (사진=대구시)
이번 연구용역은 뮤지컬 업계가 추진해온 ‘뮤지컬산업진흥법’ 제정과는 별개로 진행됐다. ‘뮤지컬산업진흥법’은 뮤지컬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진흥정책 수립을 위한 법적 근거로 21대 국회에서 발의됐으나 제대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22대 국회에 다시 발의돼 있는 상태다.

이종규 한국뮤지컬협회 이사장은 “국립뮤지컬콤플렉스 조성 사업의 중요한 점은 공연장이 생기는 것뿐 아니라 뮤지컬 전문 인력 양성과 교육, 제작 능력 향상을 도모하는 근거리로서의 역할을 한다는 점”이라며 “향후 ‘뮤지컬산업진흥법’이 제정된다면 이와 연계해서 더 체계적인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연제작사 쇼노트의 이성훈 대표는 서울과의 연계와 교육 시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뮤지컬 시장의 대부분이 서울에서 진행되는 만큼 서울에도 보조 공간 등을 세워 연계성을 이어갈 필요가 있다”며 “한국영화아카데미 같은 역할을 할 ‘한국뮤지컬아카데미’도 시설 안에 공존하면 좋을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문체부는 이번 연구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예비타당성 조사 등을 진행해 본격적으로 ‘국립뮤지컬콤플렉스’ 설립을 추진하다는 계획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시설 규모 등은 예비타당성 조사 과정에서 변할 수 있겠지만, 이 시설이 단순한 공연장이 아닌 교육과 네트워킹, 아카이빙 등을 담당하는 ‘콤플렉스’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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