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연달아 블록체인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면서, 블록체인 생태계 활성화에 대한 업계의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다.
4일 오후 안철수 대표는 블록체인 분야의 최근 동향을 파악·공유하고 기업 애로사항을 듣기 위해 서울 강남구에 있는 공동주거·업무공간 ‘논스’를 방문, ‘블록체인 스타트업 간담회’를 개최했다.
논스는 블록체인 전문 유튜브 ‘블록체인ers’에서 시작한 공유주거·업무공간이다. 블록체인 업계 종사자와 스타트업, 인공지능(AI), 법조, 예술,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의 종사자가 코리빙(co-living)·코워킹(co-working) 커뮤니티를 구성하고 있다. 현재 서울 역삼구 일대에서 주거·업무공간 4곳을 운영하고 있다.
앞서 박영선 서울시장 예비후보 역시 중기부 장관 시절이던 지난해 11월18일, 이 공간을 방문해 같은 주제로 블록체인 스타트업 간담회를 개최한 바 있다.
박 후보는 당시 간담회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블록체인 기술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를 더욱 확장해 나가는 것이 목표다. 이를 통해 블록체인 벤처·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가 형성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정부의 정책이 아직도 탁상행정에서 나오고 있는데 직접 현장을 보고, 기술의 흐름을 이해하는 것 자체가 부족하다 보니 현장과 동떨어지는 정책이 나온다고 생각한다”며 “서울시가 앞장서서 풀어나가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20~30명의 논스 입주자들이 청중으로 참석한 이날 간담회에서 논스, DSRV, 채인앱시스 등 블록체인 스타트업 대표 7명과 1시간에 걸쳐 블록체인 관련 대화를 나눴다.
안 후보는 “이곳을 보니 에스토니아를 방문했던 때가 생각난다. 서울시보다 조금 큰 정도인데, 블록체인을 국가적으로 제일 먼저 도입한 나라”라며 “블록체인을 도입하니 행정이 너무 투명해서 다른 나라에서 오히려 도입을 꺼릴 정도라고 했다. 서울시에 도입하면 블록체인의 기술적 강점을 더 큰 규모로 입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간담회에 참가한 논스 한 입주자 대표는 “한국에, 특히 서울에 와서 블록체인 사업하고 싶어하는 외국 친구들이 많다”며 “그런데 짧은 비자밖에 받지 못하고, 법정화폐를 담보로 받는 형국이어서 오지 못하고 있다”라고 토로했다.
안 후보는 고개를 끄덕이며 “우리나라 입장에서 손해다. 에스토니아의 경우 원격 근무를 위한 디지털 노마드 비자를 발급해준다. 블록체인 관련해서 한국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인재가 많은데, 코로나 시국이야말로 인재를 모을 수 있는 적기”라고 답했다.
또 “의사 출신이기도 해서 의료 정보를 공유하는 부분에 관심이 크다”며 “블록체인 기술을 서울시 내 의료기관에 선제도입해서 개인정보의 보안을 철저하게 담보하는 조건하에서 각 의료기관이 서울시민의 의료정보를 공유해 제때 적절한 치료와 대응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싶다”고 설명했다.
안 후보는 ‘타다’를 예로 들며 블록체인 규제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정부는 욕을 먹지 않으려고 새로운 싹이 나올 때마다 자르기 급급하다. 서울시 차원에서라도 신산업 성장을 위해 실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실패하더라도 경험이 축적되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 안 후보와의 간담회에 모두 참석했다는 논스 한 입주자는 “블록체인 생태계에 관심을 기울여주시니 업계 입장에서도 큰 힘이 된다”면서도 “새로운 시 행정부에는 블록체인에 대한 이해를 가진 정책참여자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야 규제든 지원이든 발전적인 방향에서 블록체인 산업 논의가 가능할 것 같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