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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지방선거 최대 이변 중 하나는 경북 구미시장 선거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이자 ‘TK보수의 심장’이라는 구미에서 장세용 민주당 후보(40.8%)가 이양호 한국당 후보(38.7%)를 2.1%포인트 차이로 제치고 시장으로 당선된 것이다. 경북지역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승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미는 선거초반만 해도 한국당 이양호 후보의 당선이 유력한 분위기였으나 보수표의 분산, 남북정상회담 성공개최 등 민주당의 호재가 겹치면서 이변을 연출했다. 장 당선자는 “1당 독점의 지방권력을 바꾸고 새로운 시대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염원”이라고 자평했다.
민주당은 구미 외에도 칠곡군수 및 영덕군수 선거에서도 40% 이상을 득표, 경북이 더 이상 넘볼 수 없는 지역이 아님을 입증했다. 또 경북지사 선거에 출마한 오중기 민주당 후보도 34.3%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달라진 분위기를 실감케 했다.
대구에서는 민주당 소속 기초단체장이 나오지 않았지만 달라진 분위기를 감지하기 충분했다. 민주당 소속 후보는 대구 북구·수성구·달서구청장 선거에서 모두 40% 이상 득표에 성공, 대구가 더는 한국당의 텃밭이 될 수 없음을 보여줬다.
주목할 지역 중 하나는 ‘대구의 강남’이라고 불리는 대구 수성구다. 수성구는 민주당 소속 구의원 9명이 당선돼 8명에 그친 한국당을 제치고 오히려 구의회 1당이 됐다. 또 대구 중구 구의원의 경우 민주당과 한국당의 각각 3명씩 의석수가 같다.
평화당은 광역의원 및 기초의원 선거에서도 민주당의 독식체제를 허무는데 앞장섰다. 특히 기초의원 선거에서는 전남·전북을 더해 37석을 확보, 276석을 얻은 민주당에 다소나마 견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전계완 정치평론가는 “민주당이 TK지역에서 아직 광역단체장은 어렵다고 해도 기초단체장이나 기초의원 선거에서는 한국당과 충분히 견줄 수 있음이 이번 선거를 통해 확인됐다”며 “더 이상 TK지역을 한국당이 독식하는 지역으로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