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차라리 남경필 찍겠다"..이재명 '압도적 1위' 흔들릴까

홍준표 "녹음파일 틀겠다..경기지사 절대안돼"
文지지자 일부 "혜경궁김씨 누구?" 신문 광고
남경필 "문재인과 연정" 외치며 '친문 껴안기'
당내 경쟁자였던 친문 직계 전해철의 선택은?
  • 등록 2018-05-10 오후 5:57:12

    수정 2018-05-10 오후 5:57:12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조진영 기자] 더블스코어. 압도적 1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 앞에 붙는 수식어다. 이 후보의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어서다. 리얼미터가 CBS의뢰로 성인 803명을 대상으로 지난 4일과 5일 실시한 경기지사 후보 여론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5%포인트)에서 이 후보의 지지율은 59.4%로 재선에 도전하는 남경필 자유한국당 후보 지지율(26.0%)을 두 배 이상 앞섰다. 2016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과 예능프로그램 출연으로 높아진 인지도가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거칠 것 없이 달리던 이 후보 앞에 장애물이 생겼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이 후보에 대한 공격을 예고하면서다. 홍 대표는 9일 한국당 6·13 지방선거 경기 필승결의대회에서 “상대 후보(이 후보)는 자기 형님이나 형수에게 입에 담지 못할 그런 쌍욕을 하는 사람”이라며 “그거 유세장에서 틀기 시작하면 경기도민들이 어떻게 이런 사람을 경기지사로 앉히겠나. 절대로 안 된다”고 말했다.

홍 대표가 언급한 ‘그거’는 이 후보가 친형에게 욕설을 한 내용이 담긴 음성파일이다. 녹음파일은 법원에서 유포금지 가처분을 받았고, 비방으로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어 한국당이 틀 가능성은 적다. 이 전 시장측도 “네거티브 선거운동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면서도 “허위사실 유포나 비방이 이뤄질 경우 법적 조치 등 다양한 대응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검증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것만큼은 사실이다.

‘같은 편’이라고 여겨오던 열성 친문 지지자들의 공격도 이 후보가 이겨내야할 숙제다. 이들은 당내 경선 과정에서 불거졌던 ‘혜경궁김씨’ 논란을 재점화하며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 세월호를 비하한 트위터(08__hkkim)의 주인이 이 전 시장의 부인 김혜경씨 아니냐는 의혹이다. 이들은 지난 9일 일간지 1면에 “혜경궁김씨는 누구입니까?”라는 내용의 광고를 냈다. 해당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민주당 후보를 바꿔달라”는 요구부터 “이재명을 찍느니 남경필을 찍겠다”는 의견까지 이 후보에 대한 반대의견이 계속 나오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는 이 후보의 팬클럽인 손가락혁명군(손가혁)과 이들의 공방이 한창이다.

직접대응을 자제하는 이유에 대해 이 전 시장측은 “사실관계가 맞지 않는데다 성남시장 재임시절 개혁을 추진하면서 굳어진 싸움닭 이미지를 벗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경기지사는 많은 갈등을 조정해야하는 위치인만큼 온건한 이미지를 구축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당 안팎으로 이 후보에 대한 공격이 계속되는 가운데 경쟁자인 남 후보는 친문을 끌어안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남 후보는 출마선언문에서 “경기도와 대한민국의 성장을 위해 문재인정부와 경제 연정, 일자리 연정을 하겠다”며 “북한 비핵화와 남북평화 정착을 향한 문재인정부의 노력에 협조하고 접경지역 경기도의 특성을 살려 ‘핵 없는 북한’과의 담대한 협력방안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남 후보측은 “예전부터 남북문제에 대해 문 대통령과의 협력을 이야기해왔다”며 출마선언문에 대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 지지율이 80%대를 기록하고 남 후보의 지지율이 20%대에 머물러 있는 상황에서 ‘이 후보에 분노한 친문’ 끌어안기는 불가피한 선택이라는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특히 이 후보가 친문과는 거리가 있고 남 전 지사의 트레이드 마크인 ‘연정’을 적극 활용해 문 대통령과의 협력을 강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정치권의 관심은 민주당 경기지사 경선 경쟁자였던 전해철 의원에게 쏠리고 있다. 노무현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전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인 3철(이호철·양정철·전해철)로 불리는 친문 직계다. 그는 지난 경선 과정에서 이 후보가 트위터(08__hkkim) 혜경궁김씨 의혹에 해명하지 않고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자 선관위에 직접 트위터 이용자를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하지만 미국에 본사를 둔 트위터가 이용자 정보 제출을 거부하면서 수사가 답보상태다.

이런 가운데 경선 경쟁자였던 이 후보측과 전 의원측, 양기대 전 광명시장측 관계자들은 10일부터 ‘원팀’ 캠프 구성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에 돌입했다. 이 때문에 전 의원은 ‘08__hkkim’ 이용자에 대한 고발을 취하하는 안에 조금 더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 의원의 선택에 따라 이 후보에 대한 친문 지지자들의 대응도 다소 달라질 수 있어서다. 당내 한 친문의원실 보좌진은 “쉽게 마음이 가지 않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며 “제가 전 의원이라면 고민이 깊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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