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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CJ 전략적 파트너십…물류·콘텐츠 혁신 나선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J와 네이버는 디지털 시대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CJ의 콘텐츠·물류 역량과 네이버의 플랫폼·IT기술 간 시너지를 노리는 것이다. 이를 위해 CJ대한통운(000120)·CJ ENM(035760)·스튜디오드래곤(253450) 등 CJ의 3개 계열사와 네이버는 총 6000억원 규모의 주식 교환에 합의했다.
우선 이커머스·물류 분야에서는 CJ대한통운이 이(e)풀필먼트 서비스를 통해 네이버의 전략적 물류 파트너로 나선다. 양사는 시범적으로 추진하던 풀필먼트 사업의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물류 인프라 공동 투자 등의 방법으로 적극 협력할 방침이다.
물류 관련 기술개발에도 상호 협력해 수요 예측, 물류 자동화, 재고 배치 최적화, 자율주행, 물류 로봇 등의 디지털 물류 시스템을 한층 정교화해 스마트 물류를 구축한다.
콘텐츠 분야에서는 세계시장 공략 가능성이 큰 웹툰의 영상화 권리(IP) 확보 및 드라마·영화·애니메이션 등 영상화에 협력하기로 했다.
또한 CJ ENM에서 분사한 티빙과 네이버 멤버십 간 결합상품 출시 등 가입자 확대를 위한 협력도 추진한다. 동시에, 네이버가 티빙 지분 투자에도 참여해 넷플릭스 등 글로벌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에 맞설 수 있는 경쟁력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온·오프 기반 경쟁사 모두 ‘타격’ 가능성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빠른 배송이라는 경쟁력까지 갖춘다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이 급격히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네이버는 지난해 20조원의 거래액을 기록하면서 17조원을 올린 쿠팡을 훌쩍 뛰어넘었다. 거래액 기준으로는 이커머스 1위 사업자로 볼 수 있다.
온라인 사업 영역 자체가 확장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은 네이버가 쇼핑 분야에서 성과를 내는 것이 다른 이커머스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을 수도 있다. 매달 두자릿수 이상의 신장세를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온라인 사업의 ‘파이’ 자체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팽창 뒤에 찾아올 안정기를 예측한다면 네이버의 독식, 혹은 쏠림 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 추측은 지금은 내수 시장 자체가 크게 확장한다기보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는 과도기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주요 유통업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7% 성장하는 데 그쳤다. 온라인이 전년 동기 대비 17.5% 큰 폭으로 성장한 반면 오프라인에서 6% 감소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 같은 관점에서 국내 유통가를 선도하고 있는 롯데와 신세계 역시 영향권 안에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미 오프라인은 온라인의 역습에 밀려난 지 오래인데다 야심차게 내놓은 온라인마저 네이버에 잠식당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된 추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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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네이버가 CJ대한통운과의 전략적 제휴를 가시화하면서 자체 물류센터를 짓고 운영하는 쿠팡에 비해 빠르게 시장점유율을 확대해 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CJ대한통운과 제휴하면 영업적자 상황에서도 물류 시스템 구축에 수천억 단위의 비용을 지출하고 있는 쿠팡과는 반대로 물류 시스템에 드는 직접 비용을 아끼고 쇼핑 차원의 관리에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의 경쟁력은 개별 인터넷 쇼핑몰에서 별도의 회원 가입 없이 네이버페이로 결제 및 주문할 수 있는 편의성과 높은 적립금 혜택, 가격 비교 시스템 등이다.
쿠팡 앱에서 쇼핑하면 최저가 검색이 불가능한데 네이버는 이런 측면에서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 온라인 최저가가 아님에도 쿠팡 내에서만 가격 비교를 하게 되고 로켓배송이 가능한 상품끼리 가격을 비교하는 등 ‘최저가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네이버가 쇼핑 사업 부분의 영향력을 키워 가는데 유일한 단점으로 지적되던 것은 ‘빠른 배송’이었다. 그러나 국내 물류 1위인 대한통운과의 제휴를 통해 이른바 ‘새벽 배송’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스토어팜 판매자들의 판매량을 실시간으로 파악 및 예측할 수 있는데 대형 판매자들의 물품을 CJ대한통운 물류센터에 미리 보관했다가 출고하는 방법을 도입해 쿠팡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