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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코로나19 재확산이 사실상 현실화한 가운데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얀 해치우스는 30일(현지시간) “마스크 착용 의무화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5%를 없을 수 있는 무시무시한 봉쇄의 여파를 상쇄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내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 문제가 사실상 정치 쟁점화한 가운데 나온 분석이다. 정치가 생명과 경제를 동시에 구할 수 있는 길을 가로막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제2의 락다운 공포..“‘V’자 반등은 환상”
해치우스 분석은 마스크 의무화와 코로나19 확산, 그리고 경제적 여파 사이의 연관성을 조사한 결과물이다. 조사 결과를 요약하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할 경우 착용 비율은 지금보다 15%포인트 높아진다. 이는 하루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를 1.0%포인트가량 낮출 수 있다. 경제적 파급은 만만찮다. GDP 증가율(성장률)이 5% 올라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해치우스는 “우리의 분석은 마스크 의무화가 보건적 측면과 경제적 측면에서 모두 가치가 있다는 걸 시사한다”고 했다.
CNN방송 등에 따르면 미국 내 총 50개 주 중 17개 주에서 애초 계획했던 경제 재가동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애리조나·캘리포니아·플로리다·텍사스는 이미 술집 폐쇄를 포함한 경제 정상화 계획을 철회했다. 뉴저지의 경우 실내 식당 재개 방침을 철회했고, 뉴욕시도 곧 뒤따를 판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기대하는 ‘V자’ 형태의 경기회복 가능성이 더욱 흐려지는 이유다. KPMG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콘스탄스 헌터는 “‘V자’ 회복은 있을 수 없다. 그것은 환상”이라고 했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인 제롬 파월은 이날 청문회에서 “미 경제의 앞날은 매우 불확실하다”며 “사람들이 광범위한 활동에 다시 참여해도 안전하다고 확실할 때까지는 완전한 회복이 일어날 것 같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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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화, 트럼프發 쟁점화에 사실상 ‘불가능’
트럼프 대통령은 마스크 착용을 ‘양날의 검’으로 비교한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그는 마스크를 착용하면 더 안면을 만지게 되는 만큼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되레 커질 것이라는 논리를 폈다. 반면, 최근 바이든 전 부통령은 CBS 계열사인 KDKA-TV와 인터뷰에서 “미국인들이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것을 할 것”이라며 마스크 착용 의무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를 두고 해치우스는 “미국이 범(凡) 국가적인 안면 마스크 의무화를 과연 채택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한 뒤, “그건 불확실하다. 이미 마스크가 정치적.문화적으로 중요한 이슈가 됐기 때문”이라고 부정적으로 봤다. 헌터는 “이미 마스크 착용은 코로나19로 인해 자유를 빼앗긴 미국인들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표출한 대상이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마스크 착용이 나아가 더 빨리 자유를 찾는다는 점을 직시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