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은 지구 온도를 얼마나 끌어올릴까?

CAT, COP29에서 연구결과 발표
"2100년까지 2.7도 오를 것"
트럼프 효과는 소숫점 한사리 수준이지만
전세계 기후정책 효과 약화될 경우 파급효과 클 듯
  • 등록 2024-11-14 오후 5:19:09

    수정 2024-11-14 오후 5:19:09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집인 마라라고 리조트 인근 미국 플로리다 팜비치에서 한 지지자가 트럼프 지지깃발을 내걸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지난 1년 동안 각국이 온실가스를 배출하겠다는 약속을 거의 지키지 않았으며, 이대로 가다가는 2100년까지 지구의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2.7도 이상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유럽계 기후정책 평가·분석 기구인 기후행동추적(CAT·Climate Action Tracker)은 14일(현지시간)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제29차 유엔기후변화정상회의(COP29)에서 이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2015년 파리기후협약에 따라 세계 지도자들은 지구 기온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로 제한할 것을 약속했다. 그러나 이미 올해 기준 지구의 온도는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올라간 상태다.

CAT는 각 국가가 탄소 배출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약속대로 실행했다면 지구 온난화는 2.1도 정도로 제한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청정 에너지가 확대되는 속도보다 화석 에너지 사용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도널드 트럼프의 귀환으로 미국 친환경 정책이 퇴보할 경우, 지구 온도 상승에 미치는 영향은 소수점 한자리 정도로 제한적일 것이라고 봤다. 미국이 전 세계 탄소 배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 정도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부(不)의 연쇄’가 진행될 경우이다. 다른 국가 역시 기후 정책을 약화하거나 포기할 경우, 그 효과는 더욱 클 수 있다.

CAT는 지구 온도를 장기적으로 1.5도 정도 상승하는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한 각 국가의 목표치도 계산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은 2035년까지 2005년 대비 약 80% 탄소배출량을 줄여야 한다. 중국은 같은 기간 배출량을 3분 2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 인도, 유럽, 브라질, 일본, 호주는 현재 계획하고 있는 것보다 더 크게 탄소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

오슬로에 있는 시세로국제기후연구센터의 글렌 피터스 수석 연구원은 지난 11일 발표한 논문에서 “더 이상 1.5도라는 목표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피터스 연구원은 지구 온도가 산업화 대비 1.5도 올랐다고 해서 “세상이 실패했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기후 변화 위험이 온도가 0.1도씩 올라갈 때마다 증가하는 만큼 추가적인 온난화를 막기 위해서 서둘러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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