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개입 없었다지만 고민 깊어진 대통령실

대통령실 "尹, 그저 좋게 얘기한 것뿐"
임기 반환점 앞두고 악재…내달 대국민 대화 검토
내각·대통령실 인적쇄신론에 아직 주저
  • 등록 2024-10-31 오후 4:14:54

    수정 2024-10-31 오후 6:57:45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제기한 윤석열 대통령의 2022년 보궐선거 공천 개입설에 대해 대통령실이 강하게 선을 그었다. 의혹 진화에 나섰지만 집권 후반기 국정 장악력 유지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서 대통령실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전경. (사진=연합뉴스)
“尹, 공천 보고 받은 적도, 지시한 적도 없다”

대통령실은 민주당이 제기한 공천 개입설에 관해 “윤석열 당선인(당시 대통령 당선인)은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공천 관련 보고를 받은 적도 없고 또 공천을 지시한 적도 없다”며 “당시 공천 결정권자는 이준석 당 대표, 윤상현 공천관리위원장이었다”고 31일 반박했다. 또한 “윤 당선인과 명태균 씨가 통화한 내용은 특별히 기억에 남을 정도로 중요한 내용이 아니었고 (당선인은) 명 씨가 김영선 후보 공천을 계속 이야기하니까 그저 좋게 이야기한 것뿐”이라고도 했다. 대통령실은 국민의힘에서 김 후보뿐 아니라 2022년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모두 경선 없이 전략공천으로 공천했으며 창원의창구에선 김 후보가 가장 경쟁력 있었다고도 내세웠다.

당시 공천 작업을 이끌었던 윤상현 의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공천 자료를) 당선인한테 가져가서 보고한다는 게 있을 수 없고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며 대통령실을 거들었다. 그는 “대통령과 (김 후보 공천 문제를) 상의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일단 야당 공세에 반박하고 있지만 대통령실 처지는 더 어려워졌다. 그러잖아도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 임기 반환점(11월 10일)을 앞두고 지지율 반등을 포함한 국정 동력 확보 방안에 골머리를 앓던 차였다. 지난주 한국갤럽 조사에서 윤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20%로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홈페이지 참조)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한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10%대를 겨우 면한 수준이다.

대국민 대화·제2부속실로 난국 풀 수 있을까

대통령실도 상황 타개책을 고심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다음 달 중하순께 윤 대통령의 대국민 대화를 검토 중이다. 4월 총선에서 여당이 패배한 이후 대통령실은 분기에 한 번씩은 윤 대통령이 국민과 소통하는 기회를 마련하겠다고 했는데 이번엔 기자회견보단 일반 국민을 패널로 초청해 대화를 나누는 형식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때를 전후해 윤 대통령이나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최근 의혹에 사과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제2부속실도 이르면 다음 주 출범할 예정이다. 제2부속실은 대통령 배우자의 일정·메시지 등을 전담 보좌하는 조직이다. 윤 대통령 취임 후 폐지됐지만 김 여사를 둘러싼 잡음이 이어지면서 부활하게 됐다.

다만 이것들만으론 국면 전환이 가능할지 미지수다. 명 씨와 대화를 나눈 윤 대통령 육성까지 공개되면서 여론이 지금보다 더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윤 대통령은 대선 경선 이후 연락을 끊었다는 기존 대통령실 주장도 어그러졌다. 윤 대통령이 국무총리를 포함한 내각과 대통령실 진용을 과감하게 쇄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끊이지 않지만 대통령실에선 국면 전환용 인적 개편은 없다는 기류가 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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