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현대가 3세 정기선, 오너 경영 속도
HD현대는 14일 범현대가 3세인 정기선 부회장의 수석부회장 승진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1982년생인 정 신임 수석부회장은 2009년 현대중공업에 대리로 입사했고, 이후 미국 유학길에 올라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컨설턴트로 일했다. 2013년 현대중공업 경영기획팀 수석부장으로 다시 입사해 주요 임원 보직들을 거친 뒤 2021년 10월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2년 만인 지난해 11월 부회장에 선임된 이후 1년 만에 다시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외에 최근 그룹내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HD현대일렉트릭의 조석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그룹 주력 부문인 조선 계열사 HD현대삼호의 대표이사에는 김재을 HD현대중공업 조선사업대표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 내정됐다. 정유 계열사 HD현대오일뱅크는 송명준 HD현대 재무지원실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대표이사를 맡는다. 이어 현재 안전생산본부장을 맡고 있는 정임주 부사장이 송명준 사장과 함께 공동 대표이사에 내정됐다. HD현대일렉트릭 대표이사에는 김영기 부사장이 사장 승진 내정됐다.
트럼프發 불확실성에 재계 조기 인사
HD현대를 시작으로 주요 그룹들의 연말 인사는 본격화할 전망이다. 트럼프발 불확실성에 맞춰 한발 빠른 인사에 나서는 현대차그룹이 대표적이다. 재계 등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15일 그룹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이 인사를 앞당긴 건 트럼프 당선인의 재집권으로 인해 내년 경영 상황이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산 자동차는 트럼프 2기의 고관세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완성차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세금, 보조금 등 대응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며 “빠른 인사를 통해 신속하게 대응책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LG그룹은 이르면 다음주 사장단 인사를 앞두고 폭풍전야 분위기다. LG그룹은 다른 그룹들에 비해 사장단 교체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주요 계열사들의 대표이사들을 대거 교체해서다. LG생활건강은 2022년 CEO를 바꿨다. 다만 실적이 부진한 계열사를 중심으로 교체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구광모 회장이 안정 속 변화의 묘수를 어떻게 찾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재계 한 고위인사는 “올해 재계 인사의 주요 트렌드는 조기 인사”라며 “미국 대선 이후 세계 경제 변화가 급격하게 나타나는 만큼 조금이라도 더 빨리 대비하려는 차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