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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봉은 13일 현재 공격성공률 55.71%로 쟁쟁한 외국인선수들을 제치고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득점 부문에선 348점으로 전체 4위이자 국내 선수 중 1위다. 기록적인 부분에서 외국인선수와 비교해도 전혀 손색없는 수치다. 1·2라운드 최우수선수(MVP)도 그가 독차지했다.
소속팀 현대캐피탈은 허수봉의 맹활약에 힘입어 최근 11연승을 달리고 있다. 올 시즌 18승 2패 승점 52를 기록, 2위 대한항공에 승점 10점 이상 앞서있다. 이변이 없는 한 정규시즌 1위는 떼놓은 당상이다.
현대캐피탈은 최근 4시즌 동안 ‘봄 배구’에 딱 한 번 진출했다. ‘배구 명가’라는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올 시즌은 완전히 달라졌다. ‘적수가 없다’는 표현이 딱 맞다. 그 중심에는 주공격수에 ‘주장’까지 맡고있는 허수봉이 있다.
허수봉은 2016년 열린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대한항공에 지명됐다. 당시 그의 나이 18세세. 고교생이 프로배구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에 지명된 것은 그가 최초였다.
하지만 허수봉은 지난 시즌까지 뭔가 아쉬웠다. 능력을 100% 보여주지 못하는 느낌이었다. 고교 시절까지 아웃사이드 히터(왼쪽 공격수)를 맡았지만 프로에선 팀 사정에 따라 아포짓 스파이커(오른쪽 공격수), 미들블로커(센터) 등 포지션을 자주 옮겼다. 위치가 애매한 선수라는 이미지가 굳어졌다.
올 시즌 필립 블랑(프랑스) 전 일본대표팀 감독이 현대캐피탈 지휘봉을 잡은 뒤 허수봉에게 아웃사이드 히터 자리를 붙박이로 맡겼다. 다소 불안한 리시브는 세부 전술을 통해 다른 선수들과 부담을 나눴다. 마음껏 공격에 집중할 수 있게 되자 잠재력이 완전히 폭발했다.
허수봉은 “아웃사이드 히터를 계속 맡으면서 훨씬 편해졌다”며 “요즘 배구하는 것이 즐겁고 행복하다”고 말한 뒤 활짝 웃었다.
허수봉은 어떻게 하면 더 나아질 수 있을까 끊임없이 고민한다. 좋은 예가 서브다. 그는 올 시즌 세트당 평균 서브득점이 0.47개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시즌 0.23개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
허수봉의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그는 이미 2016~17, 2018~19시즌 현대캐피탈에서 챔프전 우승을 맛봤다. 하지만 그때는 웜업존에 서 있는 백업멤버였다. 코트 위에서 온전히 우승 감격을 느끼지 못했다.
특히 2022~23시즌 챔프전에선 팀 내 최다 득점을 기록하고도 대한항공에 3연패 한 뒤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그때 이후 우승에 대한 간절함이 더 커졌다.
허수봉은 “지금 현대캐피탈은 어느 선수가 들어가도 우리 것만 잘 하면 못 이길 팀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우승하고자 하는 마음이 너무 크다. 주장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반드시 목표를 이루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