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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 14일 열리는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를 앞두고 열기와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특히 이기흥(69) 현 대한체육회장의 3선을 막기 위한 ‘야권’ 후보들의 단일화 움직임이 수면 위로 떠올라 관심을 끌고 있다.
강신욱(68) 단국대 교수와 박창범(55) 전 대한우슈협회장, 유승민(42) 전 대한탁구협회장, 안상수(78) 전 인천시장 등 후보 4명은 지난 17일 후보 단일화를 위한 긴급 회동을 가졌다. 이들은 큰 틀에서 단일화 원칙에 합의하고 후보 등록 하루 전인 23일까지 근소한 입장차를 해소해 결론을 내리기로 의견을 모았다.
여기에 4자 회동에 불참했던 강태선(75) 서울시체육회장도 18일 별도의 보도자료를 통해 큰 틀에서 단일화에 동의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강태선 후보는 “단일화는 체육계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신뢰와 공정을 회복하기 위한 필수적 전환점이다”며 “단일화 모임에서 협의한 정신과 목표는 충분히 공감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 단일화가 성사되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우선 단일화를 이루는 방법론에서 후보마다 생각이 다르다.
대한체육회장 선거는 일반 국민이 참여하는 게 아니라 2300여 명의 체육인으로 구성된 선거인단 투표로 치러진다. 체육회장 선거운영위원회가 선거인단의 10배수인 2만3000여명을 무작위로 추첨해 2300여명을 추리게 된다.
하지만 이에 대해 다른 후보들은 “국민여론조사는 사실상 인기투표가 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강태선 후보는 “(단일화 논의가)단순히 선거 전략이나 분위기 조성 수준에서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일부 후보는 ‘후보자 본인을 제외하고 ‘다른 후보 중 누가 차기 회장으로 적합한가’라는 자체투표를 하자는 아이디어를 냈지만 역시 실현 가능성은 희박하다.
기본적으로 후보들 모두 내심 자신을 중심으로 한 단일화를 원하고 있으나 하나로 의견을 모으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아직 23일까지 시간이 남아 있다. 야권후보들의 단일화를 향한 열망과 의지는 어느 때보다 강하고 진지한 만큼 타결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4자 회동을 주선했던 박창범 후보는 “단일화 대의에 합의한 만큼 23일까지는 어떤 식으로든 결론을 낸다는 게 후보들이 합의한 부분”이라면서 “결국 자기를 내려놓는 결단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승민 후보도 “체육회의 변화와 단일화 필요성에는 모든 후보가 공감하지만,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지표를 만드는 부분의 방법론에 이견이 있었다”면서 “어쨌든 23일까지는 결론을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이기흥 연대’라는 큰 깃발 아래 뭉친 야권 후보들이 여러 장애물을 뚫고 결론을 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