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의 기적' 쓴 일본, 독일파 공격수로 독일에 비수 꽂다

  • 등록 2022-11-24 오전 12:40:26

    수정 2022-11-24 오전 12:46:15

일본의 아사노 타쿠마가 독일 수비수 니코 슐로터베크를 제치고 결승골을 터뜨리고 있다. 사진=AP PHOTO
[도하=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일본도 사고를 쳤다.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이변이 잇따라 일어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아시아 국가가 서있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이끄는 일본 축구대표팀은 23일(현지시간) 카타르 알 라얀의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E조 1차전에서 독일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일본은 전반 33분 골키퍼 곤다 슈이치(시미즈S펄스)의 파울로 페널티킥 실점을 헌납했다. 하지만 후반전 반격을 통해 역전 드라마를 썼다. 후반 30분 도안 리츠(프라이부르크)의 동점골을 터뜨린 데 이어 후반 38분 아사노 타쿠마(보훔)의 역전 골로 승리를 일궈냈다. 골을 넣은 도안과 아사노 모두 후반 교체로 들어온 선수들이었다.

이로써 일본은 전날 아르헨티나를 이겼던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두 번째 업셋의 주인공이 됐다. 물론 FIFA 랭킹 51위 사우디아라비아가 3위 아르헨티나를 이긴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24위 일본이 11위 독일을 이긴 것도 큰 사건임에 틀림없다.

반면 2014년 브라질월드컵 우승을 비롯해 통산 4회 우승을 자랑하는 독일은 또다시 충격적인 패배를 맛봤다. 특히 2018년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한국에 패해 탈락한 데 이어 아시아 팀에게 월드컵 본선 2연패를 당하는 수모를 맛봤다.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독일, 스페인(7위), 코스타리카(31위)와 같은 조에 속했을때 웃지 못했다. 이른바 죽음의 조에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특히 영원한 우승후보인 독일, 스페인 중 한 팀을 넘어야 한다는 부담이 컸다.

그럼에도 일본이 희망을 내려놓지 않은 이유는 4년 전 한국 대표팀이 이뤘던 ‘카잔의 기적’ 때문이었다. 일본 대표팀 주장 요시다 마야(샬케04)도 최근 독일 언론 ‘빌트’와 인터뷰에서 “한국이 러시아월드컵에서 독일을 상대로 2-0으로 이겼다”며 “독일이 넘지 못할 벽이 아니라는 것을 한국이 월드컵 무대에서 보여줬다. 우리도 축구로 세계를 놀라게 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공교롭게도 일본 축구가 가장 따르는 롤모델이 바로 독일이다. 현재 일본 대표팀 선수 가운데 독일 클럽에서 뛰는 선수는 8명이나 된다. 심지어 이날 골을 터뜨린 도안과 아사노 역시 모두 독일팀인 프라이부르크와 보훔에서 활약 중이다. 일본 선수들이 가장 활발하게 진출하는 유럽리그가 바로 독일 분데스리가다,

일본이 독일을 이기면서 ‘죽음의 조’로 불렸던 E조는 더욱 혼란스러운 상황이 됐다. 독일은 2연속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을 걱정하는 신세가 됐다. 그런 수모를 면하기 위해서라도 남은 2경기에서 목숨 걸고 뛰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반면 일본은 16강 진출 희망이 커졌다. 아직 스페인, 코스타리카와 상대해야 하지만 자신감이 높아진 만큼 남은 경기 전망도 밝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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