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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아시아 선수 최초로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에 오른 손흥민 선수가 체육훈장 청룡장을 받는다고 합니다. 체육훈장 청룡장은 어떤 훈장인가요. 또 체육훈장은 어떤 종류가 있고 지금까지 누가 받았는지 알고 싶습니다.
A. 토트넘 핫스퍼 손흥민이 받게 되는 청룡장은 체육훈장 가운데 최고 등급입니다. 그동안 스포츠 스타의 경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청룡장을 수여해왔는데 이번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달아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체육훈장은 우리나라 체육 발전에 공헌한 선수나 지도자, 체육관계자가 수훈합니다. 체육훈장은 청룡장, 맹호장, 거상장, 백마장, 기린장 총 5단계로 이뤄져 있습니다. 훈장 이름은 맹수와 가상의 동물에서 따왔습니다.
청룡장을 자세히 살펴보면 흰색 왕관 모양의 백대지(白大支) 5개가 별 형태로 붙어 있고 가운데는 개선(凱旋)을 뜻하는 황금색 식판(飾板)이 위치해 있습니다. 그 주변으로 월계수 잎이 둘러 있고 훈장 윗부분에는 무궁화잎들이 반지 모양으로 동그랗게 자리해있습니다. 훈장을 두르기 위한 주황색의 수는 활력과 약동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원칙적으로 현역 선수가 청룡장을 받기 위해선 훈격점수 1500점을 채워야 합니다. 올림픽 메달로 따지면 금메달 2개 또는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를 따야 하는데요. 그렇다 보니 선수 가운데 청룡장 주인공들은 빙상, 양궁, 유도, 배드민턴 등 전통적인 강세 종목에 집중돼 있습니다.
대한민국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양정모(레슬링)를 비롯해 김수녕(양궁), 전이경(쇼트트랙), 진종오(사격), 전기영(유도), 구본길(펜싱), 황영조(마라톤), 박태환(수영) 등 올림픽 금메달 영웅들이 대부분 청룡장 영예를 안았습니다. 일제 치하인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마라톤 금메달을 목에 건 고 손기정 선생도 2002년 청룡장을 받았습니다.
대한민국 스포츠 발전에 큰 공헌을 했다고 인정되면 훈격점수가 부족해도 청룡장을 받을 수 있습니다. ‘피겨여왕’ 김연아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김연아는 2014년 당시 훈격점수 1500점에 미치지 못해 청룡장을 받지 못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졌습니다. 결국 문체부는 ‘체육발전 유공자 서훈기준’ 특례조항을 적용해 청룡장 수여를 추진한 바 있습니다.
올림픽 종목 선수가 아니더라도 한국 스포츠에 기여한 공이 크다고 인정받으면 청룡장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한국 남녀 골프의 선구자인 최경주와 박세리는 각각 2007년과 2010년 청룡장 주인공이 됐습니다. 볼링선수 이지연은 올림픽에는 출전하지 못했지만 각종 국제대회 우승을 앞세워 비올림픽 선수 최초로 2000년 청룡장을 받았습니다.
청룡장을 받은 외국인도 있습니다.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남편인 필립 공(필립 마운트배튼)은 국제승마협회 회장이던 1985년 외국인 최초로 청룡장을 받았습니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이끈 거스 히딩크 전 축구대표팀 감독, 제프 블라터 전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세이크 아마드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회장,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고 아흐메드 모하메드 폴리 아프리카태권도연맹 회장 뒤를 이었습니다.
축구는 대한민국에서 인기 스포츠입니다. 하지만 청룡장과는 큰 인연이 없었습니다. 이번에 손흥민이 청룡장을 받으면 현역 축구선수로는 최초 수훈자로 이름을 올리게 됩니다.
협회 수장으로 청룡장을 받은 이들도 상당수입니디. 2002년 한일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이끈 정몽준 전 대한축구협회 회장과 고 김운용 전 IOC 부위원장, 고 변탁 전 대한스키협회장, 신박제 전 대한하키협회장 등이 대표적 인물입니다. 나경원 전 국회의원도 평창스페셜올림픽조직위원장을 맡은 공을 인정받아 청룡장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