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 슬어도 너무 슬어버린 독일 전차. 해결사 부재 어쩌나

  • 등록 2022-11-24 오전 1:09:41

    수정 2022-11-24 오전 1:10:40

독일의 세르지 나브리가 슈팅을 실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AP PHOTO
[도하=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슈팅을 26개나 때렸지만 득점은 페널티킥이 유일했다. 한때 최고의 품질을 자랑했던 독일산 전차가 녹이 슬어도 너무 슬어버렸다.

한지 플릭 감독이 이끄는 독일은 23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할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1차전에서 일본에게 충격적인 1-2 역전패를 당했다.

전반 33분 일카이 귄도안(맨체스터 시티)의 페널티킥 골로 먼저 리드를 잡았지만 후반전 일본의 도안 리쓰(보훔), 아사노 타쿠마(보훔)에게 연속골을 내줘 뼈아픈 패배를 맛봤다.

2014 브라질 월드컵을 비롯해 통산 4회 우승에 빛나는 독일은 당장 조별리그 탈락을 걱정하는 신세가 됐다. 공교롭게도 4년 전 2018 러시아 대회 때도 한국에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0-2로 패해 일찍 짐을 쌌다. 아시아 팀에게 잇따라 덜미를 잡히면서 월드컵 본선 2연패 수모를 당했다.

독일 대표팀의 고민이 그대로 드러난 경기였다. 독일은 내용면에서 일본을 압도했다. 슈팅 숫자에서 26대11, 유효슈팅에서 8대3으로 월등히 앞섰다. 하지만 마무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슈팅은 번번이 골대 위로 넘어갔다. 반면 일본은 유효슈팅 3개 가운데 2개를 득점으로 연결하는 결정력을 뽐냈다.

해결사 부재는 대회 전부터 우려됐던 부분이다. 독일은 여전히 각 포지션에서 뛰어난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젊은 재능들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세대교체도 자연스럽게 진행 중이다.

그런데 스트라이커 포지션은 얘기가 다르다. 미로슬라프 클로제가 은퇴한 뒤 이렇다할 선수가 나오지 않고 있다. 첼시에서 활약 중인 카이 하베르츠(첼시)가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나섰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결국 후반 34분 니클라스 퓔크룩(베르더 브레멘)으로 교체됐다. 하베르츠도 엄밀히 말하면 ‘정통 9번’은 아니다. 믿을만한 공격수가 없다보니 그 자리에 나서고 있을 뿐이다.

공격에서 헤결사가 없다보니 최근 메이저대회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열린 유로 2020에서도 1승1무1패로 간신히 조별리그를 통과했지만 16강에서 잉글랜드에 완패했다.

그나마 1차전에서 패한 것이 독일 입장에선 다행일지 모른다. 하지만 뒤이어 상대할 팀들이 만만치 않다, 27일 스페인과 2차전, 12월 1일 코스타리와 3차전을 갖는다. 일본전에서 치명적인 상처를 입은 독일이 어떻게 녹슨 전차를 수리하고 나올지 궁금한 상황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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