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 이혜리 "걸스데이 멤버들, 활동 때 이렇게 하지 서운하다고"[인터뷰]①

"사투리, 외롭지 않았지만…대사 빼곤 여전히 못해"
  • 등록 2024-08-07 오후 12:22:00

    수정 2024-08-07 오후 1:32:42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배우 이혜리가 영화 ‘빅토리’(감독 박범수)를 통해 힙합 댄스 및 치어리딩에 도전한 과정과 영화 속 자신의 댄스를 지켜본 걸스데이 멤버들의 반응을 전해 웃음을 안겼다.

이혜리는 7일 오전 영화 ‘빅토리’의 개봉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빅토리’는 오직 열정만큼은 충만한 생판 초짜 치어리딩 동아리 ‘밀레니엄 걸즈’가 신나는 댄스와 가요로 모두를 응원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이혜리는 극 중 춤생춤사 센터에 힙합 외길만 바라봤지만, 서울에서 온 전학생 세현(조아람 분)을 통해 우연히 치어리딩을 접하게 되며 새로운 열정을 갖게 되는 주인공 ‘필선’ 역을 맡아 비타민 같은 에너지를 발산했다.

이혜리는 ‘빅토리’에서 처음으로 거제 사투리 연기에 도전하는가 하면, 약 6개월에 걸친 혹독한 연습을 통해 오락실 펌프 댄스부터 힙합, 치어리딩까지 난이도 높은 퍼포먼스들을 선보였다. 특히 이혜리는 다소 까칠하고 무뚝뚝해 보이지만, 속정이 깊고 의리 빼면 시체인 ‘필선’의 순수한 걸크러시 매력을 자신만의 색깔로 개성있게 표현했다는 호평이 이어진다.

지난 5일 열린 ‘빅토리’ VIP 시사회에는 걸스데이 멤버들이 참석해 여전한 우정과 의리를 과시하기도.

이혜리는 “영화를 본 멤버들이 서운하다고 이야기 해줬다. ‘네가 이렇게 춤을 잘 췄어?’라며 서운하다더라. 활동할 때 이렇게 열심히 연습하지 왜 이렇게 연습했냐고 하더라”고 멤버들의 반응을 전해 웃음을 유발했다. 그러면서도 “그래서 정말 영화에서 그런 게 보이냐, 진짜 열심히 한 게 맞다고 대답했다. 그만큼 잘 했다는 말을 서운하다는 말로 돌려서 해준 듯한 느낌을 받아 너무 기분이 좋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아이돌 출신임에도, 결코 쉽지 않았던 안무 연습 과정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혜리는 “힙합이라는 춤 자체가 뭐랄까 제가 딱 거울을 보고 시작하려는 순간 너무 오글거리더라”고 겸연쩍어해 폭소를 자아냈다.

그는 “진짜 뚝딱이가 된 기분이어서 생각보다 큰 난관을 맞이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습량이 제 생각보다 훨씬 많아야겠다고 초반부터 생각했다”며 “필선이는 댄서가 되고 싶은 마음이 굉장히 큰 아이이지 않나. 그래서 춤에 굉장히 빠져있고 잘 하고 있는 모습을 영화로 보여드리고 싶었다. 그래서 더 열심히 임했다”고 떠올렸다.

치어리딩은 체력 소모가 유독 컸기에 더 치열히 연습에 임했다고. 그는 “치어리딩 같은 경우는 정말 기본기만 연습해도 몸이 나가 떨어질 정도로 너무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하지만 각도 하나하나, 점프하는 타이밍, 동선 등이 굉장히 깔끔하게 보여야 더 예쁜 무대가 나오는 그런 장르”라며 “그래서 친구들과 호흡을 많이 맞추려고 애썼던 거 같다”고 전했다.

오락실 펌프 댄스까지 실제로 마스터해야 했던 곡을 세어보니 꼬박 11곡. 이혜리는 “이건 빨리 시작해야 겠단 생각이었다. 촬영이 제가 알기로 3월 말부터 시작한 거 같은데 제가 그 전 11월 말부터 연습을 시작했다. 필선이랑 미나(박세완 분)가 하는 춤을 먼저 시작해서 12월 말부터 치어리딩 연습을 시작했다”고 부연했다.

필선이란 캐릭터에 접근한 과정과 실제 자신의 성격과 비슷한 점도 언급했다. 이혜리는 “처음에 감독님이 저에게 하셨던 말씀인데 ‘필선이가 까칠할 수 있는 부분도 있고 어떻게 보면 되게 자기 세계에 빠져있는 친구일 수도 있는데 그러면서도 건강하고 에너지가 넘쳤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며 “저는 이 친구의 굉장히 멋지다 싶게 느껴졌던 부분들, 예컨대 제가 학교 다닐 때 ‘이런 언니 있으면 따라다니고 싶다’ 그랬던 언니들, 그런 선망의 대상이 될 만한 사람의 포인트를 살려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가 어릴 때나 친구들이 어릴 때를 생각하면 어린 나이에 내가 하고 싶은 걸 분명히 안다는 게 저는 되게 멋진 일인 것 같다”며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뭔지 아는 것만으로도 필선이가 너무 멋져 보였고, 이를 이루기 위해 직진해서 최선을 다하고 열정있는 그런 모습들이 청춘 같다고 느껴졌다”며 “필선이의 의리있는 모습도 멋져서 그런 것들을 잘 표현하고 싶었다”고 애정을 표현했다.

영화를 접한 가족들의 반응도 들려줬다. 그는 “이거는 제 가족분들이 제게 해주신 말씀을 덧붙이는 건데 너무 저를 보는 거 같다더라”며 “제 동생은 ‘그냥 언니네’ 이렇게 이야기를 해주더라. 그래서 생각해보니까 나도 뭔가 필선이처럼 엄청나게 선망의 대상이 되고 멋진 건 아니지만, ‘겉바속촉’(겉은 바삭하지만 속은 촉촉) 같은 모습이 나에게도 있었구나란 생각이 들더라”고 전했다.

사투리로 대사를 소화하는 과정의 어려움도 토로했다. 이혜리는 “이거 약간 비하인드인데 감독님이 저에게 처음에 ‘걱정하지 마 필선이 빼고 7명 다 사투리 하는 친구들로 해줄게’란 말로 꼬셨다. 주변 사람들이 하는 사투리를 듣다 보면 자연스레 나올 거라고 안심시켜주셨는데 실제 사투리 하는 친구는 극 중 미나랑 순정이 뿐이더라”고 회상해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다만 “그래도 외롭지 않고 오히려 다행이었던 건 서울사람인 세현, 순정 미나 빼고 나머지 여섯이 외롭지 않게 같이 잘해보자고 힘을 냈다”며 “어려움을 알아주는 사람 없이 혼자 수업받고 혼자 해내야 했다면 힘들었을 텐데 같이 외로운 친구들 덕에 으쌰으쌰 열심히 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여전히 사투리는 어렵다고도 털어놨다. 그는 “저는 아직도 사투리를 딱 그 대사밖에 못한다. 그 정도 연습하면 좀 사투리 할 수 있지 않냐 하시는데 그렇지 않다. 연습한다고 되는 게 아니더라”라며 “주변에 계신 경상도 출신 분들에게 계속해서 컨펌을 받고 발음 등을 고쳐나갔다. 그래도 100% 완벽하진 않겠지만 덜 거슬리시면 좋겠다. 진짜처럼 느껴질 정도로 헷갈리시면 좋겠다란 마음으로 열심히 연습했다”고 말했다.

‘빅토리’는 오는 1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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