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열린 영화 ‘리볼버’(감독 오승욱)의 기자간담회에는 배우 전도연과 지창욱, 임지연, 오승욱 감독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리볼버’는 모든 죄를 뒤집어쓰고 교도소에 들어갔던 전직 경찰 수영(전도연 분)이 출소 후 오직 하나의 목적을 향해 직진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리볼버’는 오승욱 감독과 전도연이 ‘무뢰한’ 이후 약 10년 만에 재회한 작품으로 화제를 모았다. 앞서 ‘무뢰한’이 전 세계적인 사랑과 호평을 받았던 만큼 ‘리볼버’에서 두 사람이 보여줄 시너지에 기대가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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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욱 감독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주인공 하수영이 무표정으로 사람들을 마주하고 이야기하면서도 품격이 느껴지는 인물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수영 자체가 격이 있는 사람처럼 비춰지길 바랐다”고 밝혔다. 그는 “수영이 교도소에 들어가기 전 비리 경찰이었을 때와 교도소에서 나왔을 때의 모습이 달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교도소를 거치며 수영이 차분해지고 인간으로서 격이 생긴 사람이 되어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인간이 지닌 품격을 끝까지 잃지 않고 밀고 나가는 캐릭터가 되길 바랐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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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뿌린 미친 개 ‘앤디’로 악역에 도전한 지창욱과 유흥업소 마담 ‘정윤선’ 캐릭터로 전도연과 묘한 케미를 발산한 임지연의 연기는 다채롭다. 무채색이 되어야만 했던 전도연의 응축된 에너지가 지루해지지 않게 강렬한 원색의 존재감과 표정을 드러냈다. 특히 교도소를 출소한 수영이 앤디를 바 안에서 만나 대립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시종일관 무미건조했던 수영이 약속 앞에 책임의식도, 양심의 가책도 없는 앤디의 태도에 짧은 순간 분노를 폭발해내는 액션신이 ‘리볼버’의 개성을 살린 백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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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연은 특유의 가벼운 미소와 함께 진심을 숨긴 채 조력자인지, 배신자인지 알 수 없는 윤선의 미스터리한 매력을 생동감있게 표현했다. 상극인 듯 서로 통하는 수영과 윤선의 파트너십을 그려 워맨스 케미를 맛깔나게 완성했다. 임지연은 “정윤선은 하수영과 정반대로 화려한 겉치장에 톡톡 튀는 외형을 가졌지만, 처음부터 따로 특정한 이미지를 정해두고 시작한 건 아니었다”며 “처음엔 시나리오를 따라가며 하나하나 의미를 두다가 나중에는 에이 모르겠다, 그냥 마음이 흐르고 따르는 대로 가자란 마음으로 연기했다. 이중적인 정윤선의 매력에 중점을 두고 연기한 것 같다”고 떠올렸다. 또 “수영과 윤선이 감독님 말씀대로 ‘배트맨과 로빈’처럼 환상의 파트너같았으면 좋겠단 생각을 했다. 그렇게 연기를 하기도 했고, 두 사람의 케미가 재미있게 느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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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그런데 처음 제안받은 A라는 배우가 스케줄 때문에 힘들 거 같다고 했었다. 그러던 중 뜬금없이 자리에 있던 이정재 배우가 ‘내가 할래요’ 먼저 말해줘서 기적처럼 출연하게 됐다”고 떠올렸다.
오승욱 감독은 “이정재 배우가 출연한 뒤 이 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는 날개가 달렸다고 생각한다. 또 촬영하고서도 계속 아이디어도 내줬다. 잠깐 특별출연하는 마음가짐이 아닌 주연이란 생각으로 정말 적극적으로 임해줬다”고 이정재에게 고마움을 털어놨다.
정재영의 출연에 대해선 “정재영 배우 역시 저와 옛날부터 술친구다. 제가 조감독 시절부터 친했었고. 전도연 배우와 민기현 역을 누가 할 것인가로 이야기를 많이 했다”며 “전도연 배우와 저와 정재영 배우를 함께 떠올렸고, 예전에 ‘피도 눈물도 없이’란 작품에서 두 분이 좋은 연기를 했던 게 기억나서 부탁을 드렸다. 또 전도연 배우가 나온다고 하니 흔쾌히 출연을 해주셨다”고 설명했다.
한편 ‘리볼버’는 오는 8월 7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