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KBO리그 복귀 신청 철회..."내 욕심이 구단·동료에 짐 돼"

  • 등록 2020-06-29 오후 4:49:43

    수정 2020-06-29 오후 9:47:36

[이데일리 스타in 이영훈 기자] KBO리그 복귀를 추진 중인 전 메이저리거 강정호가 지난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강정호는 지난 2016년 국내에서 음주운전 사고를 낸 후 조사 과정에서 2009년과 2011년 두 차례의 음주운전 적발 건이 추가로 확인됐다. KBO 상벌위원회는 임의탈퇴 복귀를 신청한 강정호에 대해 임의탈퇴 복귀 후 KBO리그 선수 등록 시점부터 1년간 유기실격 및 봉사활동 300시간의 제재를 부과했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KBO리그 복귀를 추진했던 전 메이저리거 강정호(33)가 여론의 벽을 넘지 못하고 그 동안 추진했던 KBO리그 복귀를 스스로 포기했다.

강정호는 29일 자신의 SNS를 통해 “기자회견 후 정말 많은 고민을 하고 이 글을 쓰게 됐다”며 “긴 고민 끝에 조금 전 히어로즈에 연락드려 복귀 신청 철회 의사를 전했다”고 밝혔다.

그는 “팬 여러분께 용서를 구하고 팬들 앞에 다시 서기엔 제가 매우 큰 잘못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꼈다”며 “변화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던 마음도, 히어로즈에서 야구를 하고 싶었던 마음도 모두 저의 큰 욕심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아울러 “제 욕심이 야구팬 여러분과 KBO리그, 히어로즈 구단 그리고 야구선수 동료들에게 짐이 되었다는 것을 너무 늦게 깨달았다”며 “복귀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피해를 받은 모든 관계자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강정호는 “오랫동안 팀을 떠나 있었지만 히어로즈는 항상 저에게 집 같은 곳이었다”며 “다시 히어로즈에서 동료들과 함께 야구하며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싶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하지만 그런 제 생각이 히어로즈 구단과 선수들을 곤경에 빠뜨리게 하였음을 이제 깨닫게 됐다”며 “히어로즈 팬들과 구단 관계자분들 그리고 선수 여러분들께 너무나 죄송하다는 말씀 다시 전한다”고 사과했다.

강정호는 “아직 앞으로 어떤 길을 갈지는 결정하지 못했다”며 “어떤 길을 걷게 되든 주변을 돌아보고 가족을 챙기며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항상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봉사와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조금이나마 사회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하겠다”며 “다시 한 번 죄송하고 감사드린다”고 글을 맺었다.

지난 5일 국내 입국 후 2주 자가격리를 거친 강정호는 지난 23일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이 저지른 음주 뺑소니 사고에 대해 고개숙였다. 2016년 12월 서울 강남에서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를 낸 이후 3년 6개월 만에 가진 공식 사과였다.

강정호는 당시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 조사 과정에서 2009년과 2011년, 두 차례 더 음주운전으로 벌금형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결국 2016년 사건으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미국 취업비자를 받지 못해 공백기를 가져야 했다.

우여곡절 끝에 메이저리그에 복귀했지만 기량을 회복하지 못한 강정호는 지난해 피츠버그 파이리츠에서 방출됐다. 미국에서 새 팀을 찾지 못한 채 국내 복귀를 추진했지만 계속된 사과에도 팬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강정호는 기자회견에서 “인간적으로 달라진 모습을 가족과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며 “첫 해 연봉을 음주운전 사고 피해자에게 전액 기부하겠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끝내 반대 여론을 극복하지 못했고 스스로 복귀 신청을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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