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나라' 조정석 "전상두, 유재명이 적격…촬영 후 러블리해지니 더 무섭"

  • 등록 2024-08-08 오후 5:35:25

    수정 2024-08-08 오후 5:35:25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1979년 대통령 암살 사건 재판을 다룬 영화 ‘행복의 나라’(감독 추창민)가 지난 6일 개봉 전 GV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지난 6일 저녁 진행된 GV는 개싸움 일인자 변호사 ‘정인후’ 역의 조정석과 자신의 권력을 위해 재판을 좌지우지하는 합수단장 ‘전상두’ 역의 유재명, 연출을 맡은 추창민 감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날 행사에선 오직 현장에서만 들을 수 있는 ‘행복의 나라’와 관련된 흥미로운 사실 8가지가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행복의 나라’는 1979년 10월 26일, 상관의 명령에 의해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박태주’와 그의 변호를 맡으며 대한민국 최악의 정치 재판에 뛰어든 변호사 ‘정인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이날 현장에서는 조정석이 ‘전상두’ 역에 유재명을 적극적으로 추천했다는 사실이 공개됐다. 조정석은 “그냥 형(유재명)이 적격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다른 작품 촬영 당시 유재명이 ‘행복의 나라’ 시나리오를 고사한 후 다시 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출연을 적극적으로 추천했다고 밝혀 유재명의, 유재명에 의한, 유재명을 위한 유일무이 ‘전상두’ 캐릭터에 기대를 품게 만들었다.

‘행복의 나라’는 ‘광해, 왕이 된 남자’로 1232만 관객을 동원한 추창민 감독의 신작으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배우들 역시 추창민 감독에 대한 무한 신뢰를 드러냈는데, 조정석은 “처음 시사했을 때 경외감이 들었다”고 존경심을 전하기도 했다. 특히 조정석은 “현장에서 ‘나는 OK 나왔으니까, 정석이 네가 하고 싶은 거 한 번만 더 하라’는 말씀을 계속하셨다. 너그럽게 한 번 더 찬스를 주셨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유재명 역시 “미리 감독님께 ‘준비가 돼 있으니 마음껏 한 번 더 가자라고 외쳐 주시면 따르겠다’라고 말씀드려 정말 많이 찍었다. 가장 많이 찍은 컷은 15테이크 정도”라고 말해 관객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이에 추창민 감독은 “연기적으로 뛰어난 배우들이지만 그 너머에 뭔가가 더 있다고 생각해서 그것을 끌어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해명해 영화에서 보여줄 배우들의 연기에 기대를 높였다.

극 중 권력의 중심인 합수단장 ‘전상두’ 역을 맡은 유재명은 스스로 무서웠던 적이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끌기도 했다. 모더레이터를 맡은 ‘더 스크린’ 박혜은 편집장의 “분장을 하고 연기를 하다가 스스로 무서울 때가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는 말에 “지금도 집에 그때 스틸을 선물 받은 게 있는데 보면 무섭다. 내가 봐도 사람의 눈이 저렇게 야만적이구나라고 느낄 때가 있는 것 같다”고 솔직하게 답해 권력을 위해 재판을 좌지우지하는 ‘전상두’ 캐릭터에 기대를 품게 했다.

‘행복의 나라’에서는 ‘정인후’와 ‘전상두’가 골프장에서 대면하는 장면이 명장면 중 하나로 손꼽힌다. 추창민 감독은 이 장면에 대해 “개인에 대한 분노가 아닌 시대에 대한 분노라고 생각한다. 그 분노는 여전히 존재한다. 우리 모두 어느 시대에나 있는 그런 야만성에 저항하고 살아가는 게 아닐까 싶다. 그러면서 성장하고 한 걸음 한 걸음 미래를 향해 나아간다. 인물보다는 시대로 치환해서 보면 좋을 것 같다”고 연출 의도를 설명했다. 이에 조정석은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 중 굉장히 큰 지분을 차지하는 장면”이라며 “그 시대에 대한 울분을 토해내는 장면이었던 것 같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혀 해당 장면에 대한 기대를 끌어올렸다.

최초 시사를 통해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도 눈길을 끌기 충분했다. 한 관객의 “제목인 ‘행복의 나라’는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궁금하다”는 질문에 추창민 감독은 “누구든, 어떤 삶을 살든 행복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시대를 불문하고 우리는 항상 더 좋은 행복의 나라를 꿈꾼다. 지금이 행복하다기보다는 미래가 행복한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는 의미에서 제목을 지었다”고 답해 중의적 의미와 함께 영화가 가진 묵직한 메시지를 다시금 떠올리게 했다.

영화 속 조정석은 평소 모습보다 살집이 있는 모습으로 등장하는데, 관객들의 예리한 눈을 피해 갈 수 없었다. 한 관객은 “캐릭터를 위해 일부러 살을 찌운 것이냐”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조정석은 “‘슬기로운 의사생활’ 촬영이 끝난 후였다. 테스트 촬영 후 살을 빼고 오겠다고 했는데, 감독님이 ‘이대로가 좋다’고 하셨다”고 답했다. 조정석의 답변에 추창민 감독은 이어 “조정석 씨가 조금 촌스러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살을 빼면 샤프해지니까 약간 통통한 느낌이 그 시대에 어울리지 않겠느냐는 생각에 지금이 좋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조정석은 체중 감량을 하지 않는 것으로 영화의 레트로한 느낌을 더욱 배가시키는 것에 일조한 셈이다.

조정석과 유재명은 드라마 ‘질투의 화신’, ‘슬기로운 의사생활’ 등에서 이미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이에 조정석은 “30cm 거리에서 얼굴을 대면하고 연기를 한 저로서는 굉장히 무서웠고, 특히 유재명이란 배우에게서 처음 보는 눈빛을 봤다. 촬영이 끝나면 다시 러블리한 재명이 형이 되니까 더 무서웠다. 정말 연기를 씹어 먹으시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답해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조정석은 개인적으로 많이 배웠던 시간이라고 덧붙이며 “형(유재명)과 또 다른 작품으로 만나보고 싶은 마음뿐이다”라고 무한 신뢰를 드러내 두 사람이 선보일 숨 막히는 대립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조정석에 대한 유재명의 극찬도 빠지지 않았다. “사적인 GV, 편파적 GV”라고 운을 떼 웃음을 자아낸 유재명은 “내가 알고 있는 조정석이 이렇게 대단한 배우였나라는 생각에 너무 좋았다. 나도 모르게 영화를 잊고 ‘정인후’를 따라갔었던 것 같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영화를 보는 내내 조정석의 힘을 느꼈고, 색다른 경험이었다. 오마주를 바쳐도 될 만큼 너무 고생했고 고마웠다”고 덧붙여 조정석이 완성한 변호사 ‘정인후’에 대한 기대를 끌어올리는 한편 적대적 관계로 호흡을 맞춘 두 사람의 연기 대결에 귀추가 주목된다.

개봉 전 GV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며 본격적인 호평 릴레이에 시동을 건 영화 ‘행복의 나라’는 오는 8월 14일 개봉 예정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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