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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총리는 지난 28일 기자회견을 열어 총리직 사임을 공식 발표했다. 아베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올림픽 개최국의 책임을 다해야 하고 당연히 후임 총리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총리직에서 물러나더라도 내년 올림픽을 개최하겠다는 일본 정부의 방침에는 변함이 없음을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2012년 12월 두 번째 총리직을 맡은 뒤 도쿄올림픽에 가장 공을 들였다. 대회 유치 단계부터 대회 연기까지 항상 그가 맨 앞에 서있었다.
아베 총리는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폐회식때 직접 슈퍼마리오 캐릭터 분장을 하고 ‘깜짝’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폐회식에서 차기 올림픽 개최지가 소개될때 보통 개최 도시의 시장이 참석하는게 일반적이다. 그 나라의 정부 수반이 직접 올림픽 폐회식에 직접 선 것은 아베 총리가 처음이었다.
아베 총리는 코로나19의 전세계적인 확산으로 정상 개최가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대회 강행을 밀어붙였다..
지난 3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올림픽 개최 연기를 논의할 당시 모리 요시로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은 2년 연기를 제시했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백신을 만들 수 있는 일본의 기술력을 신뢰한다”며 1년 연기를 고집했다.
2년이 아닌 1년 연기를 선택한 것은 2021년 9월에 자민당 총재 임기가 끝나는데 그 전에 올림픽을 개최하고 싶은 욕심 때문이었다. 이를 발판삼아 집권 연장을 추진하겠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연기 결정 이후 5개월이 지난 이 시점에서도 코로나19 팬더믹은 사그라들줄 모르고 있다. 2021년 7월 23일 개막하는 것으로 일정이 재조정된 올림픽 조차 제대로 치러질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그럼에도 일본 정부와 조직위원회는 여전히 2021년 정상 개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아베 총리의 고집을 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베 총리가 물러나게 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후임 총리가 눈과 귀를 열고 현실을 냉정하게 판단한다면 2021년 개최 입장에 변화를 줄 수도 있다.
모리 조직위원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지금 같은 추세로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된다면 내년에도 개최할 수 없을 것”이라며 재연기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