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연은 영화 ‘리볼버’(감독 오승욱)의 개봉을 앞두고 5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리볼버’는 모든 죄를 뒤집어쓰고 교도소에 들어갔던 전직 경찰 수영(전도연 분)이 출소 후 오직 하나의 목적을 향해 직진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리볼버’는 전도연이 ‘무뢰한’ 이후 약 10년 만에 오승욱 감독과 재회한 작품으로 많은 관심을 모았다. 전도연은 ‘리볼버’에서 모든 죄를 뒤집어 쓴 채 전부를 잃어버린 후 자신의 몫을 되찾기 위해 리볼버를 쥔 전직 경찰 ‘수영’ 역할을 맡아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차갑고 건조한 새로운 얼굴을 선보였다.
‘리볼버’는 전도연이 오승욱 감독에게 시나리오 집필을 적극 권유해 탄생한 작품이지만, 전도연이 제안 후 시나리오를 받아들기까지 무려 4년 정도를 기다려야 했던 작품이다. 전도연은 기다림을 거쳐 대본을 받아들었을 때 기분이 어땠냐는 질문에 “솔직히 안 하고 싶었다. 처음 작품 이야기가 나왔을 때는 저도 놀고 있던 상태였고 빨리 쓰실 줄 알았다. 그런데 그렇게 시간이 지나 저는 ‘길복순’도 하고 ‘일타 스캔들’도 찍고 바빠져 있었다. 그래서 솔직히 안 하고 싶은 생각이 컸다”는 의외의 답변을 꺼냈다.
그는 “당시 좀 지쳐있더라. 제가 ‘길복순’하면서도 그랬고, 끝나고선 바로 ‘일타 스캔들’을 해서 쉬어야 되지 않을까란 생각을 하던 중 ‘리볼버’를 준비하게 된 것”이라며 “쉬어야 할 타이밍에 작품을 하게 되니 마음이 처음엔 그렇게까지 절실하진 않았던 것 같다”고 고백했다.
그렇게 표정을 최대한 걷어낸 건조한 지금의 캐릭터가 완성됐다. 전도연은 “전작의 느낌을 억지로 피한다 해서 피해 갈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어떻게 최대한 다른 인물처럼 표혀할 수 있을까 고민한 끝에 감정을 걷어낸, 그런 인물을 연기했다”며 “연기에 부담은 없었지만, 촬영하며 감독님께 ‘지루하지 않아요?’ 질문을 계속 했던 거 같다. 그냥 계속, 똑같은 걸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회상했다.
다만 “완성된 영화를 보고 나선 생각을 바꾸었다. 하수영이 영화에서 다양한 인물들을 만나러 돌아다니지 않나. 그 인물들의 색이 하수영과 함께 입혀지며 장면이 만들어지는데 그게 관객들에게 좀 새로운 느낌이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도 덧붙였다.
여러 고민되는 지점들이 많았음에도 ‘리볼버’의 출연을 결정한 건 오승욱 감독과의 약속을 지키고 싶어서였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전도연은 “약속은 약속이니까. 감독님이 저하고 이야기를 나눈 후 4년이란 시간을 들여 시나리오를 쓰셨으니까”라며 “극 중 수영처럼 저 역시 약속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맞는 것 같다. 물론 영화를 찍을 땐 하수영이 그렇게 약속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물인줄 몰랐다. 완성된 영화를 보고 나니 수영에게 ‘약속’이란 대사가 엄청 많이 나오더라. 그때 알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전이나 지금이나 정재 씨는 항상 언제봐도 똑같은 사람인 거 같다. 사람이 흐트러짐과 변함이 없이 늘 항상 그냥 그 자리 있던 사람같은 느낌이 있는 거 같다”고 덧붙였다.
정재영과의 만남은 굉장히 오랜만이었다고. 전도연은 “사실 되게 좋아하는 배우다. 그런데 작품을 많이 안하고 있는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을 했었다”며 “감독님이 처음 정재영 배우의 캐스팅 이야기를 꺼내셨을 때, 매번 모든 캐릭터 캐스팅 과정이 그랬지만 ‘진짜 그 분이 한 대요?’ 되물었다. 그런 식으로 하나하나 캐스팅이 이뤄졌던 거 같다. 너무 오랜만에 오빠와 호흡을 맞췄는데, 오빠가 그저 현장에 함께 있다는 자체로 든든하고 좋았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리볼버’는 오는 7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