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은 기금 소진 예상 연도인 2055년에 국민연금 수령 자격이 생기는 1990년생부터는 국민연금을 한푼도 못 받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개혁의 시급성을 실감나게 표현한 것으로, 적립된 기금만으로 국민연금이 지급된다고 가정하면 그렇다는 얘기다. 어쨌든 1990년생이면 올해 32세이니 본인과 부양가족 연금보험료를 꼬박꼬박 내고 있는 이삼십대 청년들로서는 속이 뒤집힐 만하다. 물론 정부가 국민연금 지급 중단을 방치할 리 없으니 국고지원을 통해 지급은 계속될 것이다. 하지만 국고지원도 국민이 내는 세금을 재원으로 할 수밖에 없으니 부담이 그만큼 미래세대에 전가될 것은 분명하다.
연금 개혁에 대해 주요 대선 주자 중 안철수, 심상정 후보는 공적연금 통합·일원화를 중심으로 간략하게나마 입장을 밝혔다. 반면 이재명, 윤석열 후보는 확실한 입장을 내놓은 적이 없다. 두 후보 캠프는 지난해 말 한국연금학회 주최의 ‘연금공약 토론회’에 참석했지만 개혁안은 내놓지 않았다. 기본소득이니, 부모수당이니 하며 퍼주기 공약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과 정반대다. 하지만 온 국민 노후안전망의 기초인 연금의 개혁에 대해 입을 닫고 있는 것은 득표의 유·불리만 계산하는 무책임한 자세다. 대선 주자 모두가 구체적 연금 개혁 방안을 제시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