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밥상머리 양자토론 사실상 무산…안보 위기 속 `네 탓 공방`만(종합)

이재명·윤석열 실무협상 파행…종일 핑퐁 게임만
"커닝 토론 vs 대장동 회피" 비판 속 결렬 선언 눈치보기
안철수·심상정 "기득권 담합" 국회 철야 농성
  • 등록 2022-01-31 오전 8:00:00

    수정 2022-01-31 오전 8:00:00

[이데일리 송주오 이성기 기자] 31일 열기로 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간 양자 토론이 사실상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전날 오후까지 사흘째 실무협상을 이어갔지만 토론 시 `자료 지참` 여부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국민의힘이 실무협상 데드라인으로 제시했던 0시까지 결론을 내지 못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토론협상단장은 입장문을 내고 “결국 민주당 협상단은 오지 않았다. 박주민 협상단장의 연락도 없었다”고 밝혔다. 다만 토론 시간이 이날 오후 7시로 잠정 예정된 만큼, 추가 협상 여지를 남겨뒀다. 하지만 어느 한 쪽의 막판 `결단`을 통한 극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이상, 설 밥상머리에 양자 토론이 올라가는 일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박주민(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 등 양당 TV토론 협상단이 지난 19일 오전 국회 성일종 의원실에서 이재명·윤석열 대선 후보의 TV토론 날짜 등에 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설 밥상머리 양자 토론 사실상 무산

양측은 지난 28일 오후 양자 토론 일정을 극적으로 합의한 뒤 전날까지 실무협상을 이어갔으나, 번번이 의견 충돌을 겪었다. 전날 오전 시작한 협상에서 민주당은 민생 경제·외교 안보·도덕성 검증을 주제로 토론하자고 제안했지만, 국민의힘은 주제 제한 없는 자유 토론을 하자고 요구하면서 협의가 중단됐다.

오전 협상 결렬 소식에 이 후보가 페이스북에 “원하는 대로 주제 없이, 자료 없이 토론하자”며 한발 물러섰다. 이에 국민의힘은 ‘대장동 특혜 개발 의혹’ 관련 자료는 지참해야 한다고 고수하자, 민주당이 이에 응하지 반발하면서 협상은 다시 공전했다.

박주민 민주당 방송토론콘텐츠 단장은 “처음에는 무자료 토론을 주장하다, 자유 토론을 수용하니 자료 없이는 토론을 못하겠다며 책임을 떠 넘기고 있다”며 “윤 후보가 원하던 자유 토론을 수용한 만큼, 이제는 윤 후보가 결정을 해야 한다. 윤 후보와 국민의힘의 입장 변화가 있다는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국민의힘은 “범죄 혐의 자료를 왜 지참 못 하느냐. 대장동 관련 질문을 했을 때 이 후보가 교묘한 말솜씨와 괴변으로 일관할 경우 자료나 증거 없이 반박할 수 있겠느냐”면서 “증거없이 재판하는 판사 보셨나. 토론의 재판관은 국민이시고, 토론 자료는 국민들이 판단하는데 중요한 증거 자료”라고 맞받았다.

양측이 `네 탓 공방`을 벌이며 종일 신경전을 펼친 데에는 양자 토론에 나서는 각자의 셈법이 다르기 때문으로 보인다. 윤 후보 측은 특수통 검사 출신답게 이 후보의 대장동 의혹을 집중적으로 파헤쳐 이미지에 타격을 주겠다는 속셈인 반면, 이 후보 측은 국정 전반을 논하면서 정책과 역량 면에서 우위를 부각하겠다는 구상이기 때문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30일 오후 국회 본관 앞에서 양당 담합 토론 규탄 철야농성을 하며 발언하고 있다. (사진=국민의당 유튜브 갈무리)


한반도 안보 위기 고조 속 볼썽사나운 모습 연출

협상 결렬을 둘러싸고 치열한 장외 공방도 벌어졌다.

최강욱 민주당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자료 놓고 토론할 수 있게 받아주면, 프롬프터 쓰게 해달라고 생떼를 쓸까”라고 비판했고, 이양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런 식으로 어이없고 기상천외한 조건을 내걸 심산이면, 왜 작년 11월부터 양자 토론 하자고 그토록 허세를 부렸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재명은 합니다`가 아니라 `이재명은 왔다갔다 합니다`이다”고 지적했다.

양측이 협상 결렬을 공식 선언하지 않음에 따라 이날 오전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은 남아있다. 하지만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발사로 한반도 안보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거대 양당이 볼썽사나운 모습만 연출하고 있다는 비난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와 여영국 대표, 의원, 당직자들이 3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앞에서 열린 ‘제2의 위성정당 사태’ 양당 기득권 담합 토론 규탄 철야농성 돌입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정의당 제공)


한편,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국회 철야 농성에 돌입하며 양자 토론에 강력 반발했다. 안 후보는 “두 당의 편법 양자 담합 토론을 강력히 규탄하면서, 이 나라가 이대로 가서는 안 된다고 걱정하시는 국민의 뜻을 모아 저항의 농성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했고, 심 후보 역시 “오로지 양당의 기득권 지키기에 담합하는 제 2의 위성정당 사태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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