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올해 세계 경제에서 가장 큰 리스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다.”
세계 경제 석학인 제프리 프랑켈 미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교수는 이데일리와 신년인터뷰에서 2024년 세계 경제의 최대 리스크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백악관 재입성을 뜻하는 ‘트럼프 2.0’을 꼽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집권하면 조 바이든 대통령이 도입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지, 강력한 보호무역정책을 통해 모든 수입제품에 10% 관세 추가 등을 시사하는 등 자유주의적 규칙에 기반을 둔 세계 경제 질서에 지각변동을 다시 가져다줄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 제프리 프랑켈 미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교수 (사진=하버드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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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0’은 이젠 가능성이 아니라 당장 대비해야 할 현실로 다가서고 있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전국 단위 지지율은 트럼프가 바이든 대통령에 비해 2.3% 포인트(p)(12월14∼18일) 앞선 수준이다. 스윙 보트 역할을 하는 핵심 경합주 역시 트럼프가 앞선다. 2020년 바이든으로 갈아탄 5개주는 모두 트럼프 우위다. 블룸버그 통신과 여론조사업체 모닝컨설트가 지난달 27일부터 6일까지 유권자 4935명을 상대로 조사해 공개한 결과로는 미시간은 4%p, 위스콘신은 6%p, 펜실베이니아 1%p, 애리조나 3%p, 조지아 7%p 차이로 트럼프가 앞서고 있다.
프랑켈 교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모든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추가로 부과할 것이라고 말한 것처럼 그는 국제 무역의 경제적 이익이나 한국을 비롯한 군사 동맹의 국가 안보 이익 또는 미국이 약속한 국제 협정 조항을 포함한 규칙 준수 원칙에 거의 또는 전혀 가치를 두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 공약으로 내건 ‘보편적 기본관세’는 한국 등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에도 적용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보편적 기본관세가 부과되면 기존 관세율에 10%포인트가 추가될 예정인데, 이 경우 미국에 수출을 의존하고 있는 한국으로선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프랑켈 교수는 이처럼 트럼프 2.0의 가장 큰 불안은 정보에 입각하지 않은 의사결정이라는 점을 꼽았다. 그는 “더 심각한 문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요 의사결정자로서 불규칙적이라는 점”이라며 “북한이나 이란의 핵무기 보유 여부나 세계적 대유행병에 대한 대응 방법과 같은 중요한 문제에 자신의 말과 행동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전혀 고려하지 않고 행동하는 게 걱정거리”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위기에 대해 예측을 하기 힘들지만 (막상 위기가 올 경우) 정보에 입각해 현명하게 대처해야 하는데 과거사례를 보면 트럼프는 전혀 그렇지 않을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