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N번방’ 터졌다, 합성사진 7천장 판 ‘그놈’[중국나라]

中 엔지니어 출신 남성, AI 기술 이용해 음란사진 제작
동료·학생 등 사진 만들어달라는 구매자에 돈받고 팔아
현지 전문가 “3~7년 징역 가능성, 구매자도 법적 책임”
  • 등록 2024-06-19 오전 11:07:54

    수정 2024-06-19 오전 11:07:54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에서도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주변 사람들의 합성 사진을 만들고 유포한 일명 ‘N번방’ 사건이 터졌다. 수천장의 합성 사진을 만들어 돈을 받고 판 용의자는 경찰에 붙잡혔는데 어느 정도 수위의 처벌을 받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중국인 바이무무가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돈을 받고 만든 합성 사진들. (사진=바이두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19일 중국 현지 매체와 소셜미디어에 따르면 베이징에서 AI 기술을 이용해 약 7000장의 음란 사진을 만들어 판매한 혐의로 용의자 바이 무무가 기소됐다.

인터넷 회사 엔지니어 출신인 용의자는 해외 인터넷 사이트에서 클릭 한번만 하면 평범한 인물 사진을 나체 사진으로 만들 수 있는 ‘원클릭’이라는 AI 기술을 발견하고 범죄를 계획했다.

그는 인터넷에 광고 글을 올리고 “양배추를 살 수 있는 돈으로 주변 사람이나 연예인 등 모두의 나체 사진을 만들 수 있다”며 호객에 나섰다.

그러자 바이무무에게 연락해 어린 학생이나 선생님, 여성 동료 등의 사진을 보내 옷을 벗겨달라고 요청하는 ‘구매자’들이 생겨났다. 그는 사진 한 장당 1.5위안(약 280원)을 받고 온라인에서 판매해 1만위안(약 190만원)의 수익을 거뒀다.

해당 기술은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해 사진 대상의 나체를 위조, 다시 그리는 방법이라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이러한 범죄는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할 뿐 아니라 협박 같은 2차 범죄로도 이어질 수 있다.

합성 음란사진을 만들어 배포한 혐의로 기소된 바이무무(왼쪽에서 두번째)가 재판장에 서있다. (사진=바이두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중국 인민검찰은 이익을 목적으로 음란물을 제작·판매한 행위가 형법 관련 규정을 위반한 행위라고 판단했다. 범죄를 저질러 수많은 무고한 사람들의 사생활과 명예를 침해했고 선을 위한 기술 정신에 어긋나는 온라인 환경의 순수성을 파괴했다고 지적했다. 신기술을 이용해 저지른 범죄도 사법당국의 엄중한 단속을 받게 된다고 검찰은 전했다.

한국에서도 미성년자를 포함해 여성의 성착취 영상을 만들어 유포했던 ‘N번방’ 사건이 큰 화제가 된 바 있다. 최근에는 서울대 출신인 한 남성이 대학 동문 등 여성의 졸업사진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사진을 딥페이크 기술로 음란물과 합성한 동영상을 만들어 배포한 혐의로 구속된 바 있다. 해당 사건은 ‘서울대 N번방’ 사건으로 알려지면서 디지털 성범죄의 심각한 현실을 알렸다.

(그래픽=게티이미지뱅크)


중국에서 디지털 성범죄를 저지른 바이무무는 어떤 처벌을 받게 될까.

중국 허난쩌진 법률사무소의 푸젠 이사는 소셜미디어에서 “영리 목적으로 음란물을 제작·복제·출판·판매·유포하는 자는 3년 이하 징역 등에 처한다”며 “바이무무의 경우 상황이 심각하기 때문에 3년 이상 7년 이하 징역에 처해질 수 있으며 피해자에게 경제적 손실 등을 배상해야 하는 민사 책임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합성 사진이 불법임을 알고 있을 때는 구매자도 형사·민사 등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다. 푸젠 이사는 “음란물을 구입하는 것은 불법이 아니지만 음란물의 제작·복제·유포에 가담하면 법 위반 혐의를 받게 된다”고 전했다.

한 중국 매체는 “AI는 과학기술 분야에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기술 중 하나가 됐지만 동시에 인간의 사회, 경제, 생활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며 “범죄를 저지르는 신기술은 엄중히 처벌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땅도 넓고 사람도 많은 중국에서는 매일매일 다양한 일들이 벌어집니다. ‘오늘도 평화로운 중국나라(중국나라)’는 온라인 밈으로도 활용되는 ‘오늘도 평화로운 ○○나라’를 차용한 시리즈입니다. 황당하거나 재미있는 이야기뿐 아니라 감동과 의미도 줄 수 있는 중국의 다양한 이슈들을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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