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내년 美성장세 둔화…달러화 약세 전망”

‘국제금융시장 전망’ 보고서
달러화, 2024년 초반까지 보합세 유지
내년 금리인하로 금리차 축소·위험선호
유로화, 상당기간 약세 후 반등 예상
위안화 약세 지속·엔화 통화정책 변경에 강세
  • 등록 2023-12-28 오전 10:39:45

    수정 2023-12-28 오전 10:39:45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장기간 지속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정책으로 인해 내년 미국 성장세가 상당 폭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따라 미국 달러화는 올해 하반기처럼 강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란 진단이다.

사진=한국은행
28일 한국은행은 ‘2024년 글로벌 경제여건 및 국제금융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달러화가 내년 초반까지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물가 및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보다 둔화되는 흐름을 보이기 시작했으나 미국 경제 펀더멘털이 유럽, 중국 등 여타 경제권에 비해 상당 기간 양호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달러의 내년 전반적인 흐름을 봤을 땐, 미국의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추세적으로 강세를 보이기는 힘들 것으로 봤다.

내년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달러는 약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한은은 두 가지 경로를 통해 달러 하락을 가져올 것으로 진단했다. 직접적인 경로로는 금리인하에 따른 유로지역과의 금리차 축소 및 여타 주요국과의 성장률 격차 축소다. 간접적인 경로는 금리인하에 따른 시장금리 하락이 주식의 기대수익률을 높이고, 금융시장 전반의 위험선호를 증대시켜 달러화의 안전자산으로서의 수요를 줄이는 효과다.

한은은 “연준의 금리 인하가 가시화되고 시장 기대가 고조됨에 따라 직·간접적 경로를 통한 달러화 하방 압력이 증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달러 외의 주요 통화들도 올해와 차별화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유로화는 내년에도 독일을 중심으로 한 유로지역 전반의 경기둔화,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상당 기간 하방 압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내년 중 미국도 경기둔화가 예상됨에 따라 미국과 유로지역 간 성장률 격차가 점차 좁혀지면서 유로화 반등이 예상된다.

위안화는 경기회복 지연, 완화적 통화정책이 지속되면서 내년에도 약세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대만 총선 및 미 대선 결과 등에 따라 미-중 관계가 악화될 경우 위안화 약세는 더욱 심화될 수 있다.

한은은 “다만 중국 정책당국이 강력한 환율안정 의지를 내비치며 환율 절상고시를 지속하거나 적극적 재정정책 등에 힘입어 경기가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경우 위안화 약세폭은 제한될 것”이라고 했다.

내년 엔화는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인하로 금리차가 축소되고, 일본은행의 수익률곡선관리(YCC) 및 마이너스(-) 금리 정책 종료로 인해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은 “글로벌 경기가 침체국면에 진입할 경우 엔화는 안전자산 수요가 증대되면서 추가적인 절상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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