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야홍' 부러운 이재명, 온라인 누비며 `이대남` 표심잡기 나서

'이대남' 많은 펨코에 등장…30대男 공략 '보배드림'도
"쓴소리 단소리 뭐든 좋다"는 李, 반응은 엇갈려
  • 등록 2021-12-10 오후 5:25:38

    수정 2021-12-10 오후 5:25:38

[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친여 온라인 커뮤니티뿐만만 아니라 보수 성향이 강한 `에펨 코리아`(펨코)에도 등장하며 2030세대 표심 잡기에 나섰다가 해당 글이 삭제 조치됐다. `펨코`는 2030 남자들이 국민의힘 경선 당시 `무야홍`(무조건 야당 후보는 홍준표)을 외치며 지지한 곳인데, 특히 ‘이대남’(20대 남자) 지지기반이 약한 이 후보가 이들의 지지를 호소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9일 민주당 당사 후보 집무실에서 야권 성향 커뮤니티 ‘에펨코리아’를 보고 있다. (사진=에펨코리아)


이 후보는 지난 9일 에펨코리아 게시판에 ‘펨붕이들 안녕하세요? 이재명입니다’ 제목의 글을 올렸다. “펨코는 들어온 지 좀 됐다”라며 “여기에서는 제가 너무 비호감인 것 같아서 조심스러웠다”고 했다. 그는 “여기에서 나오는 정책 제안이나 비판 글을 제가 한 마디라도 더 보고 가면 나쁘진 않을 것”이라며 “뭐든 남겨만 주시고 불러만 달라. 쓴소리 단소리 뭐든 좋다”고 했다.

에펨코리아는 비교적 보수 성향의 2030 유권자들이 자주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다.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 기간 해당 사이트에서는 오세훈 서울시장을 지지한다는 이들이 많았다. 국민의힘 경선 기간에도 홍준표 의원 지지자들이 몰리기도 했다.

해당 커뮤니티에서는 이 후보가 남긴 글에 싸늘한 반응이 달렸다. 에펨코리아는 이 후보가 글을 작성한 지 5시간만에 51만명이 봤지만 비추천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후 펨코 운영진은 공지글을 통해 이 후보의 인증글과 관련해 “‘목적성 가입 및 활동, 셀프 홍보’는 금지한다는 규정에 근거하여 해당 글은 삭제하고 작성자는 차단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전날 이 후보는 `보배드림`에도 글을 남겼다. 보배드림은 자동차 관련 커뮤니티로 이용자 대다수가 친여 성향의 30대 이상 남성들이다. 이 후보는 보배드림 게시판에 ‘보배 유저님들 인사드립니다. 이재명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 후보는 “보배 게시판을 보면 ‘이거 보고 이재명 뽑기로 했다’든가 매타버스를 타고 전국을 돌며 했던 시장 즉석연설 소식을 올려주시는 회원님들도 있었다”면서 “빠르게 혁신하지 못하고 더디기만 했던 민주당의 모습,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온갖 가짜뉴스와 부딪히는 이재명을 보고 걱정 많으셨을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 후보는 “기회가 공정하길 바라는 절절한 마음, 진흙 속에서도 꽃이 피어날 수 있다는 믿음, 공정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투쟁들을 기억하며 보배 회원님들이 보내주시는 지지뿐만 아니라 비판까지 가슴 깊이 새기겠다”면서 “저를 유용한 도구로 써달라. 여러분의 꿈을 실현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라고 전했다.

보배드림은 이 후보를 응원하는 댓글로 가득찼다. 추천 수도 5100개에 이른다.

정치권에선 이 후보가 2030 민심, 특히 지지 기반이 약한 이대남 표심 잡기에서 나온 전략으로 보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온라인으로 검색해 소통하는 2030세대 표심을 잡기 위해 이 후보가 직접 나선 것”이라며 “좋은 반응도 꽤 이끌어 냈고, 친근감을 주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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