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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코트라)에 따르면 호주는 지난해 국내 광물자원 1위 공급국으로, 국내 일반 광산물 수입의 42%를 차지했다. 여기에 더해 호주는 한국이 탄소중립을 위해 지정한 6대 핵심 광물(리튬·니켈·코발트·흑연·희토류·백금족) 중 리튬·니켈·코발트 매장량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국가로도 꼽힌다. 희토류 매장량도 세계 6위에 달한다.
게다가 최근 미국에서 발효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Inflation Reduction Act)으로 국내 배터리(이차전지) 업체 등이 공급망을 다변화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면서 호주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은 6대 핵심 광물의 약 40%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데, 전기차 배터리(이차전지)에 쓰이는 리튬과 코발트의 중국 의존도는 각각 58%와 40%에 이를 정도다.
무엇보다 국내 기업들은 호주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라는 점을 눈여겨보고 있다. IRA법안에는 미국 및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에서 배터리 광물을 일정 비율 이상 (2023년 40%→2027년 80%) 쓰도록 하고 있어서다. 중국산 광물을 점차 배제하려는 IRA법안 규제로부터 호주산 광물은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아울러 한국과 호주 간 공급망 협력 기조가 강화되고 있는 분위기도 기업들의 호주행에 한 몫하고 있다. 양국은 지난해 12월 ‘한-호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뒤 지난 2월부터는 ‘한-호 핵심 광물 작업반’을 운영하며 핵심 광물 공동 연구·개발(R&D), 호주 광산 공동 개발 등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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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호주 니켈·코발트 제련 전문기업 QPM의 지분 7%를 인수해 니켈 7만t, 코발트 7000t을 공급받기로 한 데다 호주 배터리 원재료 생산 업체 ‘오스트레일리안마인즈’와 니켈 가공품 장기 구매계약도 맺었다. 현대자동차도 호주 희토류 기업인 아라푸라 리소시스와 희토류 산화물 구매와 관련한 MOU를 체결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 원자재 가격 상승과 수급 불확실성 확대로 국가 안보 차원에서 호주 자원개발과 원료 공급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업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현지 투자 환경과 규제, 정책 변화에 빠르고 민감한 대응이 필요한 만큼 합작·지분 투자 방식을 활용해 호주 파트너사와의 협력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코트라 관계자는 “현재 호주 광산 기업과 활발한 사업을 벌이고 있는 포스코의 성공은 하루아침에 이뤄진 게 아니고, 1980년대부터 꾸준한 투자를 이어온 게 주요한 성공 요인”이라며 “광산 개발은 오랜 시간이 필요하고, 좋은 파트너와 더불어 인내심을 갖고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