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출연연 효율화 필요···상반기 내 혁신안 마련”

이창윤 1차관, 기자들과 만나 구상 밝혀
물리적 구조조정 없어···융합연구 등 화학적 결합
공공기관 지정해제 따라 인건비, 채용절차 등 검토
이 차관 "올해 삭감 사업 면밀 분석, 예산 증액은 환영"
  • 등록 2024-04-03 오후 4:16:05

    수정 2024-04-03 오후 7:14:31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에 대한 물리적 구조조정은 없다. 하지만 지난 1960~1970년 설립된 출연연에 구조적인 한계가 있기 때문에 출연연 혁신안을 올 상반기 내 마련하겠다.”

이창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은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기존에 융합연구 등을 위한 국가기술연구센터(NTC) 설립을 추진하면서 출연연 통폐합 가능성이 노동조합 등을 중심으로 계속 제기되자 지난 브리핑에서 이종호 장관에 이어 재차 구조조정 가능성을 일축한 것이다.

이창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가운데)과 노경원 연구개발정책실장(왼쪽), 이재형 우주항공청설립추진단장(오른쪽)이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과학기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과기정통부는 출연연 효율화에 있어 물리적인 통폐합보다 기존 조직은 놔두고 특정 임무를 달성하기 위한 융합연구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출연연 융합연구 ‘어벤져스’를 선정, 1000억원을 투자하는 글로벌 TOP 전략연구단이 대표적인 사례다.

다만 출연연 효율화는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25개 출연연이 각기 전문 기술 영역이 있지만 이젠 기술 경계가 사라진데다 기관 간 경쟁으로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한국원자력연구원(KAERI), 한국기계연구원(KIMM) 등에는 각각 로봇연구팀이 있지만 역할이 분산돼 있어 국가적인 관점에서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 차관은 “지난 1966년 KIST를 중심으로 연구기관들이 파생됐지만 최근 기술 발전은 경계 없이 융합이 이뤄지고 있고, 대학과 기업의 연구개발 역량이 커졌다는 점에서 현재 출연연이 효율적인지에 대한 고민이 있다”며 “출연연이 기술개발 역량을 모아 기관을 넘나들면서 융합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1월 말 출연연이 공공기관에서 지정 해제된 만큼 총인건비, 경상경비, 인재 채용 절차, 예산 집행 자율성 등을 따져보고, 출연연 운영 규정도 개선할 계획이다.

지난해 정부가 추진한 R&D 삭감에 대해 이 차관은 충분한 소통이 없어 아쉽지만 선도형 R&D 체계로 전환하는 불가피한 과정이라고 봤다. 이 차관은 “지난해 R&D 예산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했었던 문제점들을 짚어보고 내년 예산안을 마련하는 데 있어서는 연구현장과 소통하려 한다”라며 “세계 최고의 R&D라는 것이 어떤 모습인지를 말 뿐만 아니라 자료에 기반해 설명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재정당국과 대통령실에서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연구개발 예산 증액 가능성에 대해서는 환영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차관은 “재정당국이나 대통령실에서 그런 방향을 설정했다면 과기정통부는 환영할 수밖에 없다”며 “예산구조를 효율화하고 검토하는데 집중하는 게 저희들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올해 축소된 사업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상세히 들여다보겠다고 밝혔다. 필요한 사업이지만 충분한 검토가 안돼 삭감된 사업은 재조정하겠다는 취지다. 이 차관은 “작년에 축소됐던 사업들에 대한 효율성을 판단할 수 있는 데이터 사례가 필요할 것 같다”며 “내년도 예산전략회의를 개별 국 단위 부서에서 파악하면서 필요한 부분을 재정당국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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