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서기 나선 윤석열…위원회 없앤 선대본 체제 구축

"오늘부로 선대위 해산…철저한 실무형 선대본 구성할 것"
선대본부장에 권영세 내정…산하에 직능·정책 등 둘 듯
후보 직속위원회 포함 각종 특위 원칙적으로 폐지
"실무형 조직으로 대선 제대로 치를 수 있을지 미지수"
  • 등록 2022-01-05 오후 4:22:34

    수정 2022-01-05 오후 8:48:24

[이데일리 송주오 김보겸 기자] 윤석열호(號)가 출범 한 달 만에 좌초됐다. 윤 후보는 5일 매머드 선거대책위원회를 해산하고 실무 중심의 선거대책본부로 선회했다. 이 과정에서 삼고초려로 모셔온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과는 결별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의 갈등도 진행 중이어서 본격적인 윤 후보의 홀로서기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선거대책위원회 해산 및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윤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부로 선대위를 해산한다”고 밝혔다.

윤 후보가 새롭게 선보이는 선대본의 키워드는 ‘실무형’, ‘슬림’이다. 윤 후보는 “국회의원들에게 자리를 나눠주는 게 아닌 철저한 실무형 선거대책본부를 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그의 말대로 선대위가 사라진 자리를 선대본이 차지했다. 윤 후보 스스로 위원회를 본부로 격하하는 강수를 뒀다.

윤 후보는 선대본을 이끌 선장으로 4선의 권영세 의원을 내정했다. 권 본부장은 선대위 체제에서 총괄특보단을 이끌었다. 선대본으로 체질 개선을 하면서 권 본부장의 역할과 책임이 커졌다. 권 본부장은 지난해 7월 윤 후보를 국민의힘으로 입당시킨 일등공신으로 인물로 꼽힌다. 서울대 법대 77학번인 권 본부장은 윤 후보(79학번)의 2년 선배이기도 하다.

선대본 산하에는 직능본부와 정책본부 등을 둔다. 정책본부는 기존의 규모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윤 후보는 “규모가 방대하고 다양한 분야에 대해 비전, 공약 등을 발표하고 준비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책본부장의 교체 가능성은 열려 있다. 현 정책본부장은 원희룡 전 제주지사만, 임태희 전 총괄상황본부장이 거론되고 있다. 이에 윤 후보는 “임 전 본부장의 역할에 대해서는 얘기를 많이 했고 조만간에 역할을 어떻게 할 것인지 말씀을 다시 드리겠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임 전 본부장은 ‘김종인계’로 분류된다. 임 전 본부장의 선대위 합류도 김 전 위원장의 추천으로 이뤄졌다. 이런 탓에 임 전 본부장의 정무적 역할에 관심이 쏠린다.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 사이의 교집합인 셈이다. 이 대표와의 연결고리도 있다. 이에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번에 새롭게 꾸려진 선대본의 대표 인사 중 임 전 본부장의 역할이 더 중요하게 보인다”고 말했다.

후보 직속위원회도 원칙적으로 폐지한다. 윤 후보는 약자와의 동행 위원회, 내일을 생각하는 청년위원회, 새시대준비위원회 등 3개의 위원회를 후보 직속 기구로 뒀다. 윤 후보는 새시대위를 제외한 나머지 두 개 위원회를 직접 챙겼다. 새시대위는 김한길 전 위원장이 맡았지만 전날 사의를 표명했다. 윤 후보는 이를 통해 중도외연 확장을 꾀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같은 전략은 모두 실패로 끝났다. 이외 각종 특별위원회도 폐지 대상이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선대위 개편으로 소폭 반등에 성공할 수 있으나 현재의 분위기를 바꾸긴 어려울 것”이라며 “지지율 하락의 원인은 후보의 자질이다. 당 중심의 선대위서 벗어나서 후보 중심의 선대본으로 남은 선거기간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윤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 내내 차분한 어조를 유지했다. 평소 과격한 발언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 모습이었다. 그러면서 가족 문제에는 “죄송하다”. 지지층에서 이탈한 2030세대를 향해서는 “실망을 줬던 행보를 깊이 반성한다”고 거듭 사과했다.

그의 사과 기조는 김 전 위원장으로도 향했다. 윤 후보는 “김 위원장께 정말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앞으로도 좋은 조언을 계속해주시기를 부탁드렸다”라며 “감사하다”며 회견을 마쳤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윤 후보의 회견 전 자진사퇴 형식으로 선대위에서 하차했다. 김 전 위원장은 “그 정도 판단 능력이면 더 나하고 뜻을 같이할 수 없다”며 날 선 반응을 보였다. 김 전 의원장의 격앙된 반응에도 윤 후보는 차분한 어조로 예우에 신경썼다. ‘장외 스피커’로 돌아간 김 전 위원장과 마찰을 피하겠다는 전략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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