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8개월 만의 우승컵’…잊혀진 대니 리, LIV 골프서 부활포 쐈다

LIV 골프 두 번째 대회 만에 우승…상금 54억원 ‘잭폿’
2015년 PGA 투어 그린브라이어 클래식 후 첫 우승
고질적인 허리·손목 부상으로 좌절
케빈 나의 제안으로 지난 2월 LIV 골프 합류
“LIV 골프, 우즈 황금기 이후 프로 골프에 큰 영향”
  • 등록 2023-03-21 오전 12:00:00

    수정 2023-03-21 오전 12:00:00

대니 리가 20일 열린 LIV 골프 리그 2차 대회-투손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우승 트로피를 들고 크게 기뻐하고 있다.(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더 이상 우승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오늘 우승이 이런 내 생각을 변화시켰다. 다시 좋은 골프를 할 수 있게 돼 기쁘다.”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33)가 20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마라나의 더갤러리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리브(LIV) 골프 리그 2차 대회-투손(총상금 2500만 달러)에서 연장전 끝에 우승한 뒤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1990년 인천에서 태어난 그의 한국 이름은 이진명. 8살 때 뉴질랜드로 이민을 간 대니 리(33)는 2008년 타이거 우즈(미국)의 기록을 넘어 18세 1개월의 나이로 US 아마추어 챔피언십 최연소 우승을 차지했다. 우즈의 최연소 기록인 18세 7개월을 6개월 앞당겼다. 2009년에는 DP 월드투어 조니 워커 클래식에서 아마추어 신분으로 우승하는 등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다. 아마추어 시절 세계 랭킹 1위까지 올랐다.

프로로 데뷔한 뒤에는 기대만큼의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2009년 프로로 전향한 그는 2012년부터 정식으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동했지만, 2015년 그린브라이어 클래식에서 통산 1승을 거둔 것이 전부였다. 이번 우승은 그린브라이어 클래식 이후 무려 7년 8개월 만에 거둔 우승이다. 연장전에서 빗자루 퍼터로 412만5000 달러(약 54억원) 짜리 챔피언 퍼트를 집어넣은 뒤, 감동의 포효를 내지른 이유다.

대니 리가 우승을 확정하자 케빈 나(왼쪽)가 샴페인을 터뜨리며 달려오고 있다.(사진=AFPBBNews)
케빈 나의 전화 한 통…“우리 팀에서 같이 뛰자”

대니 리는 PGA 투어에서 11시즌 동안 활동하며 303개 대회에 출전해 우승 한 번, 준우승 5번 등을 기록했고 통산 상금 1536만3106 달러(약 201억4000만원)를 벌었다. 그러나 만성 허리 부상과 손목 부상으로 18번이나 기권하기도 했다. 2019~20시즌부터 2022~23시즌까지 컷 탈락과 기권을 반복하며 제대로 된 성적을 내지 못하던 대니 리에게 손을 내민 건 재미교포 케빈 나였다.

케빈 나는 좌절을 겪고 있는 대니 리에 전화를 걸어 “네가 열심히 훈련한다는 걸 알고 있다. 아마 PGA 투어보다 LIV 골프의 환경이 더 나을 것”이라며 LIV 골프에서, 또 같은 팀으로 뛰자고 제안했다.

대니 리는 앞서 미국 골프다이제스트와 인터뷰에서 이런 제안을 받았음에도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후원하는 LIV 골프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렇지만 현재는 인생을 바꾸는 결정이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대니 리는 “아마 내가 PGA 투어에서 연속으로 많은 대회에 나섰기 때문에, 케빈은 대회 수가 적고 상금이 많은 LIV 골프로 오라고 제안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니 리는 이날 열린 대회 최종 3라운드에서 마지막 2개 홀 버디를 잡아 합계 9언더파 204타를 기록하며, 극적으로 연장전에 합류했다. 2차 연장에서 약 1.5m 버디 퍼트를 놓쳤던 그는 3차 연장 그린 밖에서 약 7.5m 거리의 버디 퍼트를 홀에 집어넣어 우승을 확정했다. 지난해 출범한 LIV 골프 개인전에서 한국계 선수가 우승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대니 리가 연장전에서 버디 퍼트를 넣은 뒤 두 팔을 번쩍 들고 기뻐하고 있다.(사진=AFPBBNews)
LIV 골프로의 이적 후 의욕 다시 살아나

지난달 LIV 골프에 합류해 두 번째 대회 만에 우승을 확정한 대니 리는 두 팔을 번쩍 들며 포효한 뒤 “말문이 막힌다”며 감격스러워했다. 그는 “솔직히 오늘 개인 스코어는 보지도 않았고 우리 팀 점수에만 신경 썼다. 그게 케빈이 나에게 전화한 이유이고, 내가 LIV 골프로 오고 싶었던 이유”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대니 리는 개인전 우승 상금 400만 달러에 케빈 나, 김시환(미국) 등과 한 팀을 이룬 단체전 3위 상금 12만5000 달러를 더해 한국 돈으로 약 54억원을 받았다. 대니 리가 최근 네 시즌 동안 PGA 투어에서 번 상금에 맞먹는 액수다.

대니 리는 PGA 투어에서 최고의 선수 생활을 하고 싶었지만 부상 탓에 이를 이루지 못했다면서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의욕을 불태웠다. 그는 메이저 대회 US오픈과 디오픈 출전을 위해 지역 예선도 참가하고, 아시안투어와 DP 월드투어까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플레이할 계획이다.

그는 “LIV 골프는 타이거 우즈의 황금기 이후 프로 골프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 LIV 골프로 인해 전 세계 투어에서 많은 상금을 내걸고 선수들은 많은 돈을 벌고 있다. 전혀 불평할 것이 없다”며 LIV 골프에서 활동하는 것에 대해 만족감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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