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로이터 등에 따르면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는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OPEC 본부에서 장관급 회의를 열고 다음달(11월)부터 하루 원유 생산량을 200만배럴 줄이기로 합의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산이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5~6월 하루 970만 배럴을 감산한 적이 있는데, 그 이후 최대 규모다. 이로써 OPEC+ 산유국들의 원유 생산량은 하루 4185만배럴로 감소한다.
앞서 OPEC+는 지난 회의 당시 이번달(10월) 하루 10만배럴 감산에 합의했는데, 이번에는 훨씬 더 큰 폭 줄이기로 한 것이다. 경기 침체 여파에 원유 수요가 감소하고 있어, 공급을 줄여 가격을 떠받치려는 것으로 읽힌다. OPEC+는 “침체 우려 등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감산량을 결정했다”고 했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는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날 오후 12시25분 현재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1.10% 오른 배럴당 87.4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배럴당 88.42달러까지 올랐다. 월가에서는 ‘역대급’ 감산 조치로 100달러를 다시 찍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 결정은 미국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뤄져 더 주목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다음달 중간선거를 앞두고 최근 휘발유 가격 안정세를 적극 홍보하고 있다. 이 와중에 OPEC+의 감산으로 휘발유 가격이 다시 치솟으면 선거에 불리할 수밖에 없다. 바이든 행정부는 전날 감산 전망에 대한 보도들이 쏟아지자 OPEC+ 회원국들에게 감산을 말아 달라는 압박을 가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사우디를 비롯한 산유국들의 이해관계가 얽힌 결정”이라며 “미국은 에너지 가격을 낮게 유지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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