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SMP 상한제, 과감하게 밀어붙여라

급격히 늘어난 발전 원가 탓에
모든 경제주체 고통 분담 중,
민간 발전사 고통 분담 불가피
당국도 책임 있는 결단 내려야
  • 등록 2023-03-07 오전 4:58:00

    수정 2023-03-07 오전 4:58:00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전력 도매 기준가격(SMP·계통한계가격) 상한제 4월 재시행을 두고 전력업계 공방이 격렬하다. 민간 발전사는 지난해 12월부터 올 2월까지 3개월 동안 이뤄진 도매가격 통제로 경영난을 호소한다. 태양광발전 사업자들은 위헌 소송까지 냈다. 핵심은 2021년 말부터 급증한 전력 생산 비용을 발전사와 판매사(한국전력), 소비자 중 누가 얼마나 분담하느냐다.

(사진=연합뉴스)
재화의 원가가 올랐다면 소비자가 일정 부분 분담하는 것이 맞다. 한전이 밑지면서 전기를 파는 비정상적 현실에서 벗어나려면 소비자 요금을 현실화가 최선인 이유다. 하지만 전기는 국민들이 공공재로 인식하는 필수재라는 점에서 현실적으론 속도 조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미 판매사와 소비자는 고통을 분담하고 있다. 판매사인 한전은 지난해 무려 32조6000억원의 역대 최대 적자를 내며 뼈를 깍는 고강도 쇄신에 돌입했다. 1년 가까이 발전 원가의 절반밖에 안 되는 가격으로 전기를 공급한 결과다. 소비자인 기업·가정도 지난 1년간 30% 전후 오른 전기·가스요금으로 고통받고 있다. 난방비 폭탄에 이어 다가올 냉방비 폭탄 걱정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 와중에 민간발전소만 손실을 볼 수 없다는 건 이기적인 생각이다. 물론 민간 발전사가 국내 전력공급의 20%를 분담하는 등 국가 에너지 공급 체계에 큰 역할을 해왔다는 건 모르는 바 아니다. 특히 태양광·풍력발전 사업자들은 힘든 여건 속에서도 정부의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돕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1970~1980년대 석유파동 수준의 국제 에너지 위기 상황이다. 대승적 차원에서 고통 분담이 절실한 시점이다.

정부도 눈치보지 말고 과감하게 SMP 재연장을 결정해야 한다. SMP 상한제는 지난해 12월 유례없는 위기 상황에서 1년 한시(이후 일몰 폐지)로 도입한 제도다. 물가 우려를 이유로 요금 현실화를 늦추기로 한 마당에 업계 반발을 이유로 고통 분담까지 추진하지 않는다면 그건 직무유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21년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해놓고도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않은 결과가 이번 겨울 난방비 폭탄의 빌미가 됐다는 걸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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