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고물가 고금리에 멍드는 서민가계, 지원책 시급하다

  • 등록 2022-11-23 오전 5:01:00

    수정 2022-11-24 오후 3:40:09

고물가와 고금리 여파로 가계 살림에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주 발표한 ‘3분기(7~9월) 가계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계의 월평균 명목소득은 1년 전보다 3% 늘었지만 실질소득은 2.8% 줄어들었다. 실질소득 감소율이 3분기 기준으로 2009년(-3.2%) 이후 13년만에 최대를 기록했다고 한다.

반면 가계의 소비지출은 6.2%가 늘어나 명목소득 증가율(3%)을 크게 앞질렀다. 월급 오르는 속도보다 소비지출이 두 배 이상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이는 가계가 실질소비를 늘린 것이 아니라 물가가 올라 지출부담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물가를 반영한 실질소비는 0.3% 증가에 그쳤다. 여기에다 가계가 지불한 이자비용은 1년 전에 비해 19.9%나 늘었다. 이에 따라 적자가구 비중이 전체 가구의 25.3%에 달했다. 가구 4곳 중 1곳 꼴로 적자 살림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고물가와 고금리가 시차를 두고 가계의 부실화를 초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 중에서도 서민가계의 고통이 심하다. 명목소득 증가율을 소득계층 별로 나눠보면 최상위 20%(5분위) 계층은 3.7% 늘어난 반면 최하위 20%(1분위) 계층은 1% 줄었다. 5개 분위 가운데 명목소득이 줄어든 계층은 소득이 가장 낮은 1분위 계층이 유일했다. 그 결과 빈부격차를 대략 가늠할 수 있는 소득5분위 배율(5분위 월평균 소득을 1분위 월평균 소득으로 나눈 값)이 5.75배로 전년동기(5.34) 대비 0.41포인트나 높아졌다.

가계는 소비 활동의 주체다. 경제성장의 3대 요소(소비 투자 수출) 가운데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투자와 수출을 합친 것보다 더 높다. 세계경제가 글로벌 긴축의 영향으로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음에도 한국이 올해 2%대 후반의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것은 소비가 버텨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년 전망은 밝지 않다. 가계의 부실화를 막기 위한 다양한 소득지원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고물가의 고통이 취약층을 직격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윤석열 정부가 내건 긴축재정 기조는 탄력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 여야는 내년도 예산안 중 대폭 삭감된 저소득층 복지 예산을 되살리는 방안을 협의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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