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법원도 위헌 지적 '검수완박'...입법폭주 당장 멈춰야

  • 등록 2022-04-21 오전 5:00:00

    수정 2022-04-21 오전 5:00:00

대법원이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 박탈하는 ‘검수완박’ 법 개정안에 위헌 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내면서 검수완박 논란이 새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대법원 산하 법원행정처는 그제 국회 법사위에 보낸 검토의견서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낸 형사소송법 개정안의 13개 조항에 대해 ‘검토’와 ‘보완’ 의견을 제시했다. 압수수색 영장을 사법경찰관이 바로 청구할 수 있게 한 조항에 대해선 “검사가 영장을 청구하게 한 헌법과 부합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했으며, 검찰이 수사하던 모든 사건을 경찰로 넘기도록 한 조항은 “유사 입법 사례를 찾기 어려운 이례적 규정”이라고 지적했다.

‘검수완박’에 대한 반대의견은 학계와 시민단체는 물론 대법원과 검찰을 포함한 법조계 전반으로 급속 확산되고 있다. 법안처리를 밀어붙이는 민주당 내부에서도 균열이 보인다.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 등 비대위원 9명 중 6명이 검수완박 법안 강행에 이미 부정적 입장을 밝혔을 정도다.

세계 질서가 요동치고, 경제 또한 한치 앞을 가늠하기 힘든 상황에서 검수완박 법안 처리가 이렇게 시급한 일인지 도무지 이해 못 할 일이다. 민주당은 침묵하지만 검찰 수사권 박탈이 문재인 정부 5년간의 각종 권력형 비리를 감추고,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를 감싸기 위한 것이라는 사실은 정치권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이런데도 민주당은 입법 폭주라는 비판에 아예 귀를 닫고 있다.

검수완박 법안은 윤호중 비대위원장과 박홍근 원내대표, 박주민 황운하 최강욱 의원 등 당내 일부 강경파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그리고 그 뒤에는 문자 폭탄 등으로 의원들을 강압하는 강성 지지층이 있다. 내부에도 합리적 절차를 주장하는 의견이 없지 않지만 급진 강경파의 독선과 오기에 휘둘려 당 전체가 이성과 냉정을 잃은 채 끌려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셈이다. 이 법안은 헌법 정신의 파괴를 넘어 국민의 인권보장과 정의 실현 기반을 송두리째 무너뜨릴 가능성이 크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권력을 악용해 비리를 저지른 사람들만 이익을 보게 만들 뿐이다. 행정-입법-사법부 간 3권 분립조차 위태롭게 하는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 위협이기도 하다.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폭주를 멈춰야 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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