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혼란에 빠진 비대면 진료 시범 사업, 보고만 있을 건가

  • 등록 2023-06-07 오전 5:00:00

    수정 2023-06-07 오전 5:00:00

이달부터 시작된 비대면 진료 시범 사업이 일주일이 다 되도록 일선 현장에서 혼선을 빚고 있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을 통해 접수된 진료 신청 중 상당수가 의료 기관에 의해 거절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으며 소아청소년과는 사실상 진료가 불가능해졌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3개월의 계도 기간을 두긴 했지만 정부의 준비 부족과 현실을 외면한 정책이 큰 혼란을 부른 탓이다.

보건복지부는 초·재진 구분이 없었던 코로나 19 때와 달리 시범 사업에선 안전성을 고려해 ‘재진 원칙·예외적 초진 허용’의 원칙을 도입했다. 의료 기관이 초진 환자인지 모르고 비대면만으로 진료할 경우 처벌 등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런 원칙이 사업 추진에 족쇄가 될 수 있음을 복지부는 왜 예상하지 못했는지 의문이다. 대다수 환자와 의료진이 초·재진의 구분부터 큰 불편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환자 스스로 재진임을 입증하는 것도 번거롭지만 병원은 환자의 의무 기록 확인에 따로 인력과 시간을 투입해야 해 비대면 진료 환자는 안 받는 편이 낫다는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주요 비대면 진료 플랫폼을 통한 신청의 취소율이 약 50%에 달해 사업 전보다 5배가량 높아진 것도 이런 배경과 무관치 않다.

복지부는 주기적 평가를 통해 지속적으로 제도를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닥터나우 등 관련 스타트업 단체인 원격의료산업협의회(원산협)에 따르면 지금의 혼선은 초기라고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 진료 요청 환자와 거부하는 의료기관 모두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어 대혼란에 빠졌다는 것이다. 야간·휴일에 한해 초진에도 의학적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예외를 둔 소아·청소년 환자들이 비대면 진료에 응하는 의료 기관을 거의 찾을 수 없다는 것도 시급히 보완해야 할 허점으로 드러나고 있다.

정부가 1일 코로나 19 위기 경보 수준을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 조정한 후 감염병 예방법에 의한 법적 근거가 사라졌지만 비대면 진료는 되돌릴 수 없는 대세다. 지난 3년간 1419만명이 이용한 필수 의료 서비스이자 국민 건강 보호와 직결된 의료 현안이다. 복지부는 혼선을 최소화면서 국민의 의료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보완책 마련에 속히 나서기 바란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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