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확대경]또 오른 건보료…나만 느끼는 걸까

복지부 최근 4년 중 최저액 인상이라고 했지만
부과체계 2단계 개편에 작년 재산 상승분 반영
재정 누수 막고 경영 효율화 통해 신뢰 회복必
  • 등록 2022-11-29 오전 5:03:00

    수정 2022-11-29 오전 5:03:00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건강보험 관련 이의제기가 폭주하고 있다. 평균 건강보험료가 내렸다는 말을 믿었다가 ‘껑충’ 오른 고지서를 받아든 이들이 늘어서다. 현장에서 민원인을 응대하는 건강보험공단 직원들은 밥 먹을 시간이 없을 정도라고 토로하고 있다.

28일 건보공단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건강보험 적용인구는 5140만명으로 주민등록인구(5145만명) 중 5만여명을 제외한 99.90%가 가입 상태다. 1962만명(38.2%)은 직장가입자로, 1421만명(27.6%)은 지역가입자로, 나머지 1757만명(34.2%)은 피부양자로 가입됐다. 전 국민이 건보가입자인 셈이다.

가입자들은 평균 1년에 2번 정도 멘붕에 빠진다. ‘투명지갑’이라고 불리는 직장가입자는 매년 인상률이 정해지면 1월 1일자로 해당부분 만큼 오르고 4월 연말정산으로 인한 보수월액 변동이 반영돼 추가 조정을 받는다. 지역가입자는 소득과 재산가치 등을 환산 평가해 보험료를 매기기 때문에 1월 1일 인상분 외에 11월에 변동된 고지서를 받는다. 그런데 올해는 9월부터 부과체계 2단계 개편이 적용돼 총 3번의 건보료 변화를 겪어야 했다. 그때마다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에서 강조한 부분은 실질적인 인하 효과였다.

복지부는 설명자료를 통해 11월분 지역가입자 건강보험료(가구당 8만8906원)는 전월 대비 평균 7835원 인상됐으나, 9월부터 시행된 2단계 개편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월 대비 15.4%(1만6235원) 인하된 것으로 최근 4년 중 최저액이라고 강조했다. 그래서 살펴보니 올해 1월 1일 지역가입자 월평균 보험료는 부과점수당 금액이 201.5원에서 205.3원으로 인상되며 10만5843원으로 책정됐다. 그런데 부가체계 2단계 개편으로 평균 건보료는 8만3722원으로 내렸다가 11월 소득기준환산으로 다시 2개월만에 8만8906원으로 올랐다. 2개월 후인 1월부터는 1.49% 인상률이 적용돼 9만원대 건보료를 납부해야 한다.

여기에 아닌 밤중에 홍두깨에 맞은 이들도 있다. 9월에 이미 27만3000여명이 그동안 피부양자로서 건보료를 내지 않다가 소득기준 확대(3400만원→2000만원)로 지역가입자로 전환돼 월평균 3만원 정도의 건보료를 부담하게 됐다. 12월 1일에는 변경된 소득기준 반영으로 추가 부양가족 탈락자가 무더기로 발생할 예정이다. 이들의 평균 건보료는 평균 14만9000원이지만, 일시적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해 첫해에는 80%, 내년부터는 60%를 부담해야 한다. 이들은 건보료를 한 푼도 내지 않다가 갑자기 3만원, 1년 후에는 6만원 가까이 건보료로 내는 셈이다. 재산 가치가 상승한 10명 중 3명(34.2%) 이상은 평균 4만원 정도의 건보료가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집값 상승했다가 올해 급락을 경험하는 은퇴자들의 호주머니만 더 얇게 만드는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건강보험이 꼭 필요한 필수보험임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연간 인상률을 제외하더라도 재산가치 상승에 따른 상승분 등을 감안한다면 현장에서 느끼는 건보료 부담은 세금을 뛰어넘는다. 한 번도 팔아보지 않은 집값 등이 올랐다고 무조건 건보료가 올라가는 구조기 때문이다. 앞으로 고령화가 빨라지며 의료비는 기하급수적으로 늘 것이다. 그러면 그때는 더 많은 건보료를 부과할 것인가?

2009년부터 2022년 10월 말까지 13년간 사무장병원 등이 과잉진료와 허위 부당 청구를 통해 타낸 요양급여액 중에서 환수를 결정한 금액은 3조1731억원에 달했지만, 징수율은 6.79%(2154억원)에 그치고 있다. 3조원 가까이 받아내지 못했다. 얼마 전 건보공단 직원의 46억원대 횡령사건도 대부분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식의 건보재정 누수를 보수하지 않고 무조건 국민에게 부담을 지운다면 건보 이탈 현상도 나타날 것이다. 이번에도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칠 것인가. 그때는 늦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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