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신혼부부 절반이 딩크족, 육아환경 개선 미룰 수 없다

  • 등록 2023-12-13 오전 5:00:00

    수정 2023-12-13 오전 5:00:00

신혼부부가 급감하고 있다. 통계청이 그제 발표한 ‘2022년 신혼부부 통계’에 따르면 결혼한 지 5년 이내인 신혼부부 수가 지난해 103만 2000쌍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보다 6.3%(6만 9000쌍)가 줄었고,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7년 전과 비교하면 30%(44만쌍)나 줄어든 규모다. 신혼부부 수는 2015년만 해도 147만 2000쌍에 달했으나 이후 매년 5만~8만쌍씩 가파르게 줄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신혼부부 절반가량은 자녀를 갖지 않고 맞벌이하는 ‘딩크족’(Double Income No Kids)이다. 초혼인 신혼부부의 45.8%가 자녀를 갖지 않고 있고 54.9%가 맞벌이를 하고 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무자녀 비중과 맞벌이 비중이 각각 0.6%포인트와 2.3%포인트 높아졌다. 딩크족 신혼부부들이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는 것이다. 맞벌이 신혼부부는 소득이 외벌이의 1.7배나 되지만 유자녀 비중은 9.6%포인트나 낮다.

신혼부부들이 맞벌이를 하는 대신 출산을 포기하거나 출산 시기를 가급적 늦추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여성이 직장에 다니면서 육아를 병행하기가 어려운 환경이기 때문이다. 육아휴직 제도가 개선됐다고는 하나 실제 이용률은 매우 낮다. 육아휴직을 할 경우 향후 승진 등에 불이익이 따르고 큰 폭의 소득 감소를 감수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육아휴직 기간 소득대체율은 44.6%(2022년)로 관련 통계가 있는 27개국 중 17위에 머물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지난 7일 딩크족 부부들을 초청해 저출산 관련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아이를 낳아 기를 자신이 없다”는 참석자들의 발언이 쏟아져 나왔다고 한다. 이들은 출산을 기피하는 요인으로 장시간 근로, 여성의 독박 육아, 사교육, 과도한 경쟁 등을 꼽았다고 한다. MZ세대의 가치관은 자녀보다 자신의 일을 더 소중하게 여기는 쪽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젊은 세대들의 가치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들이 출산을 포기하지 않게 하려면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어야 한다. 여성의 독박 육아를 개선하는 노력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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