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곽상도 '아들 퇴직금 50억' 무죄에 성난 여론

지난 8일 法 "곽상도 뇌물 혐의 무죄"
"결혼한 자녀 통해 돈 받으면 뇌물 아니냐"
"6년차 대리 퇴직금 50억, 말 안 된다"…들끓는 여론
녹취록 신빙성 높일 추가 증거로 국민 분노 잠재워야
  • 등록 2023-02-10 오전 6:00:00

    수정 2023-02-10 오전 6:00:00

[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결혼한 자녀를 통해 돈을 받으면 뇌물이 아니냐”

지난 8일 곽상도 전 의원이 50억 뇌물 혐의에 대해 1심 법원에서 무죄 선고를 받자 여론은 들끓었다.

곽 전 의원은 ‘대장동 개발 사업’을 돕고 아들 곽병채 씨를 통해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곽병채 씨는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퇴직금·성과급 명목으로 50억원(세후 25억원)을 받았다.

재판부는 뇌물 혐의를 무죄로 본 주된 이유로 결혼해 독립한 곽병채 씨를 곽 전 의원과 ‘경제공동체’로 볼 수 없다는 점을 들었다.

온라인상에서는 “뇌물을 받으려면 분가한 자식에게 줘야 하냐”, “별거 중인 자식이 받으면 어떻게 되냐” 등 날 선 반응은 물론, “5000만원도 힘든데 6년 차 대리가 50억 받는 게 가당키나 하냐”는 비판이 이어졌다.

재판부는 곽병채 씨가 받은 돈의 규모가 이례적이란 점을 인정했다. 화천대유가 대장동 개발사업으로 막대한 이익을 얻었고 곽병채 씨의 업무실적이 탁월하고 건강 상실로 인한 보상을 고려해도, 6년 차 대리였던 그의 직급과 담당업무·연령·경력·의료기관 확인서 등에 비춰 “사회통념상 이례적으로 과다한 금액”이라 봤다. 또 “곽병채가 피고인 곽상도의 대리인으로 금품이나 뇌물을 수수한 건 아닌지 의심되는 사정이 존재한다”면서도 “성과급 중 일부라도 곽상도에게 지급됐거나 곽상도를 위해 사용됐다고 볼 여지가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재판부에만 화살을 돌릴 수 있을까. 판결을 뜯어보면 곽 전 의원의 뇌물 혐의 무죄는 검찰의 입증 실패에서 기인한 것에 가깝다. 검찰은 처음부터 ‘정영학 녹취록’을 핵심 증거로 내세웠을 뿐, 이를 넘어선 증거를 제시하는 데는 실패했다. 확실한 물증 없이는 재판부로서도 유죄 판결을 쉽사리 내릴 수 없었을 것이다.

검찰이 핵심 증거의 신빙성을 인정받지 못하게 되면서 대장동 관련 수사·재판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 의혹, 대장동 재개발 사업 관련 ‘배임’ 의혹, 다수 고위 법조인 등이 거론되는 ‘50억 클럽’ 의혹 등 관련한 사건은 산적해 있다.

국민이 느낄 박탈감과 분노를 잠재우기 위해선, 검찰이 향후 발언 신빙성을 높일 추가 증거를 필수적으로 확보해야 할 것이다.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특정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에 대한 1심 선고 이후 취재진 질문을 받는 모습.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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