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워진 2차전지 바람' 타고…4.4조 투자 유치한 SK온

[위클리M&A]
SK온, 1조2400억원 투자 유치 성공
지난해부터 누적 4조4000억원 유치
연초부터 뜨거워진 분위기 한몫 평가
합작 공장 설립 등 사세확장 ''시동''
  • 등록 2023-05-27 오전 10:30:00

    수정 2023-05-27 오전 10:30:00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전기차 배터리 업체 SK온이 1조2400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화제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투자유치 레이스 결과, 4조원 넘는 자금을 모으는 데 성공하면서 잠재력을 인정받은 것이다.
SK온이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중인 배터리 공장.(사진=SK온)
SK이노베이션(096770)은 지난 24일 이사회를 열고 SK온 투자 유치를 위한 주주 간 계약 체결의 건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SK이노베이션과 SK온,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와 글로벌 PEF 운용사인 블랙록, 카타르투자청(QIA) 등으로 이뤄진 MBK컨소시엄으로부터 8억달러(약 1조500억원)규모로 투자받을 예정이다.

SK온은 이와 함께 한국투자PE·이스트브릿지컨소시엄을 통해 투자를 논의 중이던 사우디국립은행(SNB) 자회사 SNB캐피탈로부터 최대 1억4400만달러(약 1900억원)를 투자 유치할 전망이다. 두 채널을 통해 1조24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일궈낸 것이다. 이번 투자 유치 과정에서 SK온의 기업가치는 약 22조원으로 평가됐다

SK온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재무적 투자자 유치를 추진해왔다. 당시에도 글로벌 PEF 운용사들과 투자 유치를 진행했지만, 막판 논의 단계에서 이견을 보이면서 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했다.

SK온은 글로벌 PEF 대신 한투PE와 이스트브릿지 등 국내 운용사를 중심으로 자금 유치를 받기로 했다. SK온은 올해 3월까지 이들 컨소시엄을 통해 1조2000억원을 조달했으며, 모회사 SK이노베이션에서 2조원을 투자받으면서 총 3조2000억원을 확보했다.

SK온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MBK파트너스와도 투자 유치를 꾸준히 논의해왔다. 한때는 40조원이 언급되기도 했다가 22조원으로 내려온 SK온 밸류에이션(기업가치)과 전기차 배터리 기업에 대한 기대감에 더해지면서 논의는 계속됐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공교롭게도 이 과정에서 전기차 배터리 업계를 바라보는 시각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단순 잠재력을 논하던 구간을 지나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관련주가 상반기 증권가를 하드캐리하면서 SK온 투자 유치에도 직간접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투자를 고려 중인 입장에서는 밸류에이션 책정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연일 관심이 치솟는 전기차 배터리 업종에서 디스카운트 된 밸류에이션으로 투자 유치에 나선 SK온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미국 정부의 IRA(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에 따른 국내 자동차 업계와의 의기투합도 긍정적인 분위기 조성에 한몫했다는 평가다.

SK이노베이션은 1조2400억원 투자 유치와 함께 현대차(005380)기아(000270)에서 총 2조원을 차입하는 것에 대한 채무 보증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업계에서는 이번에 차입한 자금이 현대차그룹과 함께 추진하는 북미 합작법인(JV) 투자에 사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과 SK온은 총 6조5000억원을 투자해 오는 2025년 하반기 가동 목표로 미국 조지아주 바토우 카운티에 연간 35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셀을 생산할 수 있는 합작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과 SK온이 투자 총액의 50%를 절반씩 부담하고, 나머지 50%는 합작법인의 차입으로 조달한다.

1년 가까운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목표 이상의 결과를 거둔 SK온의 투자 유치를 보면서 ‘시장 분위기가 이렇게 중요하다는 걸 다시금 알게 됐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한 자본시장 관계자는 “지난해 가을만 하더라도 전기차 배터리 업종을 보는 견해가 갈렸던 게 사실이다”며 “연초 들어 해당 섹터를 보는 분위기가 달라진 결과 4조원 넘는 자금 유치에 성공한 원동력이 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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